올들어 은행 예금이 빠지고 그 돈이 펀드로 몰리는 것은 기본적으로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에 은행금리가 못 미쳤기 때문이다. 떠난 예금자들을 다시 은행으로 불러들이려면 과연 금리가 얼마나 되어야 할까.
삼성증권은 13일 시중자금의 흐름을 바꿀만한 금리수준을 8%로 제시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저축성 예금이 꾸준히 늘었던 1996~2003년 평균 은행예금금리는 7.95%였고,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는 2.40%였다.
한때 마이너스로 떨어졌던 실질금리는 2005년6월 이후 다시 올라 최근 2%대를 보이고 있지만 저축성 예금은 좀처럼 늘지 않고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탈도 없다. 따라서 적어도 은행예금금리의 기대치는 7.95% 이상에 있다는 것이다.
2000년부터 2007년 11월말까지 주식의 평균 기대수익률은 12.11%였다. 여기에서 마켓 리스크 프리미엄 5.50%(삼성증권 추정치)를 빼면 무위험자산 수익률은 6.61% 정도. 이는 예금이 주식보다 나으려면 적어도 금리가 6.61%보다 높아야 한다는 뜻이다.
미국의 경우에도 금리상승기였던 94년(2.51%포인트 상승), 99년(2.24%포인트 상승)에 주식형펀드 신규가입 규모가 눈에 띄게 둔화된 반면, 상승폭이 1.34%포인트에 그쳤던 96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연간 금리상승폭이 2%포인트는 훨씬 넘어야 자금흐름을 바꿀만 하다는 것이다.
황금단 연구원은 "이를 종합해 볼 때 자금흐름을 바꿀 만한 금리수준은 8% 이상으로 판단된다"며 "그러나 최근 금리상승이 콜금리를 두 차례 올린 것과 맞먹을 정도로 지나친 수준이어서 향후 시중자금의 구조적 변화를 일으킬 만큼까지 금리가 치솟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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