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야구를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딸(프로골퍼 한희원)의 뒷바라지도 사위에게 모두 맡겼다. 올해 나이 58세. 이제는 손주 재롱이나 즐기며 여생을 보낼 만도 한데 한영관 리틀야구연맹회장의 하루하루는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지난해 8월 리틀야구연맹 회장직을 맡을 때만 해도 일선 지도자들이 “제발 선수들이 뛸 수 있는 대회 좀 만들어달라”며 애원할 정도로 열악한 조건이었다.
한 회장이 야구에 대한 애정 하나만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어다닌 덕분에 현재 리틀야구는 연간 12개 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하고 있다. 15개 정도였던 팀도 50여개로 부쩍 늘었다.
MBC ESPN과 5년간 중계권 계약을 했고 아시아나항공 휠라코리아 도미노피자 등 굵직굵직한 스폰서도 끌어들였다. 지난 3월에는 장충동 구장을 국제 규격의 인조잔디 구장으로 개조한 뒤 일본대표팀을 불러 한·일전을 열었다. 이 모든 것이 1년 동안 이뤄졌다고 도저히 믿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
한 회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 받아 12일 열린 2007 일구회(회장 김양경)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대상을 수상했다. 성동중 3학년 때 야구 글러브를 처음으로 잡은 한 회장. 그는 성동고에서 하일성 현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과 함께 내야를 맡았고, 고려대를 졸업한 후 실업팀인 한일은행에서 김응용 강병철 김인식 이광환 등과 함께 뛰었다.
한 회장은 이날 수상소감을 통해 “이제 야구에 봉사한 지 1년밖에 안됐는데 큰 상을 받기 부끄럽다”며 “고사리 손을 잡고 운동장을 찾는 학부모님들과 현장의 지도자들의 공이 크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75개 팀으로 늘리고 이후 100개 팀까지 확대해 2010년쯤 리틀야구 월드시리즈의 아시아예선전을 장충구장에서 유치하겠다”고 서슴없이 밝히는 한 회장. 그의 두 손에 한국 야구의 미래가 걸려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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