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 앞바다에 떠있는 유출 원유가 11일 조류와 바람을 타고 남하하면서 천혜의 철새 도래지인 천수만과 안면도가 위협받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서해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크고 조류 속도도 가장 빨라질 12일 오전 썰물의 영향으로 조류가 안면도쪽으로 가장 많이 빠질 것으로 예상, 이날이 오염 확산 여부를 가를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날 "11일 오후 5시께는 밀물의 영향으로 조류가 북동쪽 경기도 방면으로 가장 멀리 밀려가고, 반대로 12일 오전 11시께는 썰물의 영향으로 남서쪽 안면도 방면으로 가장 많이 빠진다"며 "이처럼 '그믐 사리' 이틀 뒤에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커지면 해상에 떠있는 기름의 진폭도 커져 다소 정체돼 있던 기름의 이동이 급격히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겨울철에는 북동풍과 북서풍이 번갈아 불기 때문에 강한 바람이 기름을 남쪽으로 밀어내면 안면도를 지나 대천해수욕장이 있는 보령 앞바다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해경은 천수만으로의 기름 유입을 막기 위해 안면도 연륙교 부근에 전날에 이어 오일펜스 1㎞를 추가 설치했다.
해경은 이날 방제선 220척, 항공기 5대, 군인 경찰관 자원봉사자 등 1만3,400여명을 사고 해역과 해안에 투입해 닷새째 방제 작업을 실시했다. 하지만 장비 부족과 인력 통제 미비로 작업이 효율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국제해양환경보호기구인 '북서태평양보전실천계획'(NOWPAP)을 통해 일본 중국 러시아에 유흡착재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피해 지역은 이날 현재 서산 가로림만~태안 안면읍 내파수도 연안에 이르는 해안선 167㎞, 324개 어장 3,633㏊다.
한편 정부는 이날 충남 태안군, 서산시, 보령시, 서천군, 홍성군, 당진군 등 6개 시ㆍ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들 자치단체는 방제 활동, 주민피해 대책 등 행정ㆍ재정ㆍ금융ㆍ의료지원에 소요되는 비용 일부를 국고에서 지원받는다.
태안=전성우기자 swchun@hk.co.kr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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