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위기의 주범’ ‘4년 연속 개인 체납액 1위’ 등 온갖 불명예의 주인공 전 한보그룹 회장 정태수(84ㆍ사진)씨가 이번에는 ‘글로벌 지명수배범’이 될 전망이다.
11일 검찰과 법무부에 따르면 정씨의 항소심 재판 공소유지를 맡고 있는 서울고검은 최근 법무부에 “카자흐스탄 정부에 정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씨는 자신의 횡령 혐의에 관한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4월 “일본에서 신병을 치료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 재판부 허가를 받은 뒤 출국했으나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정씨는 5월 일본이 아닌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로 출국했으며, 6월6일에는 카자흐스탄 알마티 키멥대학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정씨가 지난 8월에도 카자흐스탄에 있었다는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지만 이후 종적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법무부는 검찰 요청에 따라 조만간 정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이미 항소심 재판부가 그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한 상황이어서 인도 청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심상철)는 정씨가 출국후 4번 연속 재판에 출석하지 않자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피고인의 진정성이 의심되며,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10월18일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앞서 정씨는 자신의 며느리가 이사장으로 있는 강원 강릉시 영동대학교의 교비 60여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2월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박상진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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