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핀란드 '2차대전 속국 악몽' 움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핀란드 '2차대전 속국 악몽' 움찔

입력
2007.12.14 12:08
0 0

핀란드가 곱사등이 신세에 빠졌다.

러시아 정부가 12일을 기해 유럽 재래식무기감축협정(CFE)의 이행을 중단하자 러시아와 광대한 국경을 접하고 있는 핀란드가 러시아의 속국으로 전락했던 과거 2차 대전 이전의 악몽을 떠올리며 또 다시 심각한 안보 위기에 직면한 때문이다.

핀란드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는 아직 가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코소보와 아프가니스탄 주둔 나토군에 군대를 파견하는 등 나토의 평화 파트너십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나토를 전 지구적 범위로 확대하기 위해 비 나토 5개국의 협력관계를 명시한 ‘글로벌 파트너십’에도 참여하는 등 나토에 적극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핀란드 국제문제연구소(FIIA)는 1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가 국경지대에서 무력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며 “중단기적으로는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핀란드 정부로서는 나토 가입을 강행하자니 CFE 이행 중단이라는 초강수까지 던진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를 감수하지 않을 수 없고, 러시아를 의식해 나토 가입을 미루자니 EU 회원국으로의 역할을 저버렸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최근에는 경제가 급성장하는 러시아와의 교역이 크게 늘면서 러시아에 대한 정치ㆍ경제적 입장을 놓고 핀란드 내부의 논쟁도 한창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나토 가입에 찬성하는 의견(25%)보다 반대한다는 응답(50%)이 압도적으로 많아 핀란드와 러시아의 ‘역사적 특수 관계’를 의식한 국민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정부는 CFE의 이행을 중단하는 법이 이날 발효됨으로써 재래식 무기에 대한 정보 공개와 사찰 허용을 중단하는 것은 물론 무기 생산에서도 제한을 받지 않게 됐다

. 특히 당장 14일로 다가온 러시아와 나토의 회담에서 유럽에 배치된 병력과 장비의 규모 등 CFE 규정에 따라 제공해야 하는 군 정보를 러시아가 넘겨주지 않을 가능성이 커 파장이 예상된다.

황유석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