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청과 사천시청의 여자부 결승 경기가 김천시청의 64-62 승리로 막을 내린 직후. 이날 동국대와 남자부 결승전을 벌일 중앙대 선수들이 몸을 풀기 위해 코트로 등장했다.
이어 마치 올스타전의 슬램덩크 컨테스트를 보는 듯 화려한 덩크슛이 연달아 터졌다. 관중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고, 농구 관계자들은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KB국민은행 2007 농구대잔치 결승전이 열린 7일 잠실 학생체육관은 한국 농구의 미래를 환하게 밝히는 축제의 한마당 같았다. 주인공은 단연 대학 최강 중앙대. 내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권 지명이 확실시 되는 강병현(14점 6리바운드)과 윤호영(16점 9리바운드)은 화려한 덩크슛을 연신 터뜨렸다.
대학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꼽히는 박성진(14점ㆍ3점슛 4개)의 3점슛은 어김없이 림을 갈랐고, 한국 농구의 미래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되는 ‘괴물 센터’ 오세근(200㎝ㆍ15점 6리바운드)은 골밑을 완전히 장악했다. 강병현이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9-0까지 내달리며 압승을 예고한 중앙대는 1쿼터 32-10, 전반을 56-23으로 각각 마치며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했다. 결국 경기는 92-66으로 끝났고 중앙대는 연승 기록을 ‘38’까지 늘렸다.
지난해 9월 2차 연맹전에서 연세대에 2점차로 진 이후 무패 행진. 작년 초 경희대에 패한 경기를 포함해 2년간 성적을 다 따지면 53승2패. 승률이 무려 96%가 넘는다.
올해는 MBC배ㆍ1차 연맹전ㆍ전국체전ㆍ2차 연맹전에 이어 농구대잔치까지 모두 휩쓸어 전관왕(5관왕)을 차지했다. 38경기 평균 86점을 올렸고, 68점을 내줘 득실 차이가 18점. 상대가 되는 팀이 없었다.
이제 남은 건 고려대의 최고 연승 기록인 49연승 뿐이다. 중앙대는 올해 강병현과 윤호영, 백업센터 서진이 졸업하지만 유종현이 부상에서 복귀하고 박유민이 강병현의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인다.
이변이 없는 한 이충희-임정명-진효준-황유하가 1977년 12월부터 1년 6개월 여에 걸쳐 써 내려간 ‘고려대 49연승 신화’는 내년 중앙대에 의해 경신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준 중앙대 감독은 “저학년 선수들을 잘 키워 졸업생의 빈자리를 메워 고려대의 연승 기록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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