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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의사 부부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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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의사 부부의 행복

입력
2007.12.10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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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21세기형 부자의 새로운 전형으로'욘족(yawns)'이 뜬다는 외신이 화제를 모았다.'Young And Wealthy but Normal'을 줄인 이 용어는'젊은 나이에 엄청난 부를 쌓았으면서도 평범한'삶을 사는 부류를 일컫는다.

1980년대 도시의 전문직 고소득층을 지칭했던 여피족(yuppies)이나 1990년대 자유분방한 부자층을 뜻했던 보보스족(bobos)과의 가장 큰 차이는 가족을 중시하고 자선과 환경보호 등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평범함'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야후의 제리 양, 이베이의 피에르 오미디야르 등이 대표적이다.

▦ 이들을 포함한 신흥 갑부들의 심리와 가치지향을 연구하는 역대 최대의 프로젝트가 미국에서 진행되는 모양이다. 빌 앤드 멜린다 재단이 지원하는 연구의 주제는'부자들의 행복과 딜레마'이며 대상은 2,500만 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1,000여명이다.

연구 목적은 부자들이 기부하는 이유와 자선사업 확산에 필요한 조건을 파악해, 가진 자들의 자선활동을 촉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족과 신앙 등 사생활, 재산축적 과정, 부에 대한 정의를 설문조사하고, 부와 행복과의 상관관계를 11개 척도로 측정하는 최신기법도 동원된다고 한다.

▦ 이런 '큰 손'들과 별개로 미국 최고의 TV 토크쇼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가 내년부터 기부와 TV쇼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을 시작한다는 뉴스가 최근 나왔다.

출연자들이 창의적인 기부 아이디어를 내놓고 경쟁을 벌여 채택이 되면, 25억달러의 재산을 가진 윈프리가 기부금을 내는 방식이다.

기부와 자선이 생활화한 미국인들의 마음을 잡는 건강한 쇼인 셈이다. 지난해 미국인들이 낸 기부금은 2,950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였는데, 75%가 개인들이 낸 돈이었다. 연소득 10만달러 미만 가구의 65%가 기부에 동참한 것도 눈에 띈다.

▦ 대선으로 나라가 어수선하지만, 사회 한 켠에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 2008 이웃사랑 캠페인'과 구세군의 자선냄비 모금이 전개돼 크고 작은 정성이 모아지고 있다.

때마침 국내 심장수술의 대가인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 부부가 심장판막장비 제조회사 지분 등 200억원이 넘는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서약한 사실이 공개됐다.

남 모르게 5년 전 유언장을 작성해 공증까지 마쳤는데, 최근 재산가치가 자꾸 올라 마음이 변할까 봐 공개하기로 했다는 말이 아름답고 고맙다. 화려한 말보다 실천 하나가 감동과 행복을 주는 때다.

이유식 논설위원 y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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