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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경기 '황금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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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경기 '황금어장'

입력
2007.12.10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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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의 조선업체 삼성중공업은 1년 전 이맘 때 올해 수주 목표를 110억달러(약 10조원)로 잡았다. 작년 실적(126억달러)이 워낙 좋았던 만큼, 이보다는 약간 낮춰 잡은 것이다. 하지만 예상은 '기분 좋게' 빗나갔다.

7월에 이미 110억달러를 넘어섰고, 다시 목표를 150억달러로 올려 잡았다. 그런데 지난달 말 현재 수주금액은 180억달러로 수정치를 또 넘어섰다. 연말 추정치는 200억달러. 당초 목표의 두 배 가까운 수치다.

'조선경기 호황'이라는 말이 이제 다소 식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수주금액이 수정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초호황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신흥 성장국 중심의 폭발적인 물동량 증가 ▦이들 국가의 경기 활황에 따른 에너지 소비량 증가 ▦고(高)유가 극복을 위한 에너지자원 개발 증가 등이 주 원인이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고유가의 대표적인 수혜기업이다. 원유시추선인 드릴십 건조 노하우를 토대로 올해 전세계 발주량 12척 중 8척을 따냈다.

대우조선해양도 즐거운 비명이다. 연초 삼성중공업 수준(110억달러)으로 목표를 잡았으나, 역시 7월에 수정치(170억달러)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주문이 쇄도하면서 지난달 말 현재 수정치보다 15억달러 많은 185억달러를 수주했고, 연말엔 2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국내 조선기술은 이제 경쟁자들이 넘보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선박가격이 오른 데다 주문량도 늘어 수주금액이 예상치를 크게 넘어섰다"고 말했다.

선가는 케이프사이즈(17만톤급) 벌크선(원재료 운반선)이 작년 말 6,800만달러에서 9,600만달러(10월 말 기준)로 41% 급등했고, 초대형 유조선(30만톤 기준)도 1억2,900만달러에서 1억4,450만달러로 10.7% 올랐다.

세계 1위 조선업체 현대중공업도 고부가가치선을 중심으로 수주가 늘면서 당초 목표(174억달러)보다 38%나 많은 240억달러 수주가 예상된다.

계열사 현대미포조선도 연초 목표(36억달러)의 두 배에 가까운 65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선두권을 맹추격 중인 STX는 연초 목표(55억달러)의 두 배인 110억달러 어치를 수주할 전망이다.

작년 수주액(40억달러)의 2.5배가 넘는 것으로,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이 효자 노릇을 했다. 최근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가동한 한진중공업도 목표(44억달러)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국내 대형조선소의 올해 총 수주 규모는 859억달러. 우리나라 수출 추정치(3,700억달러)의 23%나 된다. 조선의 힘이 놀랍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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