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회창 후보측은 선거일까지 배수의 진을 치고 ‘이명박 대세론’으로 기우는 여론을 반전시키는 데 전력을 쏟을 방침이다.
현재 캠프 내에선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한때 BBK 변수가 결과적으로 득표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 것으로 드러나자 일부 흔들리는 기색도 있었지만, 이 후보가 사즉생의 각오로 대선완주 의사를 밝힌 7일 현충사 앞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캠프가 다시 한번 똘똘 뭉치고 있다.
이 후보는 최근 발생한 총기탈취사건 때문에 방탄조끼를 착용하라는 측근들의 권유를 뿌리치면서 “죽으면 그냥 죽는 거다. 국민들이 내 방탄조끼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후보가 9일 방송 연설을 통해 “새로운 정당을 곧 만들겠다”고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것도, 내부의 동요를 막고 여전히 보수진영을 결집시킬 수 있는 구심력을 가진 대안카드임을 대외에 강조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이 후보도 예전보다 더 뛰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는 지상전이 아닌 공중전 싸움’이라면서 언론사 인터뷰와 토론회 등에 주력했지만, 앞으로는 현장 유세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이 후보는 8일 밤 캠프 고위전략회의에서 “이제 우리 캠프의 본부는 현장에 있다. 내 몸을 혹사시키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일정을 짜라”고 했다고 한다.
BBK 문제도 좀 더 공세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물론 아직 이 후보 본인이 대통합민주신당처럼 후보가 직접 나서 직격탄을 날리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캠프 차원에서는 BBK 전 대표 김경준씨 접견을 통해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김씨의 입을 빌어 이명박 후보의 연루의혹을 거론하겠다는 것이다.
캠프 소속은 아니지만 자원봉사자로 일한 홍선식 변호사가 김씨를 대신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들을 인권침해 혐의로 진정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이명박 후보가 40%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는데도 불안한 것은 BBK 말고도 어디서 뭐가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변수 하나로 판세는 급격하게 바뀔 수 있다”고 막판 역전을 기대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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