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최첨단 기술의 개발 및 실용화에 국가적 승부를 걸고 있다. 로봇과 환경기술 등 일본이 강점을 갖고 있는 첨단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정부 기업 학계가 삼위일체로 총력전을 펼치는 양상이다.
도요타 자동차는 6일 바이올린 켜는 로봇과 1인승 이동로봇 등 3종의 최첨단 로봇을 발표했다. 트럼펫 부는 로봇과 안내로봇을 개발한 바 있는 도요타는 앞으로 로봇 분야를 중점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양팔에 17개의 관절이 내장된 바이올린 로봇은 섬세한 동작이 가능해 집안일이나 환자 간병용 로봇으로 활용할 수 있다. 도요타는 이들 로봇을 2010년대 초반까지 일상에서 활약하는 생활로봇으로 실용화할 방침이다.
와세다(早稻田)대학은 지난달 고령자를 지원하는 인간형 로봇을 발표했다. ‘트웬디-원’(TWENDY-ONE)이라는 이 로봇은 유연한 감각과 동작으로 노인을 부축하고, 의사소통을 통해 보조작업도 할 수 있는 로봇으로 2015년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현재 ‘헐크’를 연상케 하는 괴력의 ‘로봇 셔츠’ 등 60여종의 첨단 로봇들이 실용화를 마쳤거나 실용화를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교토(京都)대 연구팀이 ‘만능세포’ 개발에 성공하자 ‘인공만능줄기세포(iPS)’의 실용화 열기도 폭발적이다. 인간의 난자가 아니라 피부세포에서 배양함으로써 윤리 문제도 해소한 iPS는 일본이 줄기세포연구와 재생의학분야 연구를 주도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일본 정부는 극히 이례적으로 교토대 연구팀에 연내 수억엔을 지원한다는 방침까지 밝혔는데, 이 외에 향후 5년간 70억엔을 투입, ▦만능세포의 대량 배양법 개발 ▦원숭이 등 동물을 이용한 재생의료 연구 ▦연구용 iPS은행의 정비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하이브리드카와 연료ㆍ태양전지, 바이오연료, 에너지 절약기술 등 일본이 특장을 갖고 있는 첨단기술의 실용화에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는 저출산ㆍ고령화로 허덕이는 일본 사회가 자력으로 난국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길은 첨단기술을 선점하는 길 뿐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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