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테러용의자를‘물 고문’하는 장면이 녹화된 것으로 추정되는 비디오테이프를 파기한 사건에 대해 법무부와 CIA 감찰부가 합동 조사에 착수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미 법무부는 8일 성명에서 “법무부 국내 치안부와 CIA 감찰부가 공동으로 심문 테이프 파기사건의 예비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민주당 소속 제이 록펠러 상원 정보위원장은 의회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한 전면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며 민주당 대권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도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마이클 헤이든 CIA 국장은 뉴욕타임스가 테이프 파기 사건을 기사화하겠다는 계획을 통보한 지 하루 뒤인 6일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CIA가 2002년 알 카에다 용의자 심문과정을 담은 테이프를 내부 제작했으나 심문한 CIA 요원의 신원노출이 우려돼 3년 뒤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폐기된 테이프에 담긴 알 카에다 용의자는 아부 주바이다와 압드 알 라힘 알 나시리인데, 주바이다는 파키스탄에서 체포돼 태국에서 심문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나시리는 어디에서 심문 받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이 중 알 카에다 고위 지도자의 측근인 주바이다가 심문 때 물 고문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비디오테이프에 이 같은 가혹행위 장면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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