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초병 1명을 살해하고 총기를 탈취한 범인은 주도면밀하게 범행을 계획했지만 군경추적의 단서가 될 흔적을 곳곳에 남겼다. 경찰 관계자는 "아무리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다 해도 완전 범죄란 없다"고 말했다.
군경 합동수사본부는 범인의 피가 묻은 모자와 목장갑을 확보했다. 범인은 이재혁(20) 병장에게 흉기를 휘두르다 이 병장의 소총 개머리판에 이마를 맞았고, 서둘러 범행 현장을 떠나다 모자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군경은 범인이 10월10일 훔친 뒤 다음날 코란도를 훔치면서 버린 그랜저승용차 안에 있던 목장갑에서도 DNA 검출을 위한 피부세포를 확보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이 이리저리 물건을 흘려 DNA는 확보된 것으로 안다"며 "생체정보가 확보되면 피해 부대나 인근 부대 전역자, 화성ㆍ평택 연고자 등을 중심으로 용의자를 추적해 윤곽을 좁혀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군경은 범인이 경기 김포시 양촌면에서 떼버린 '대리운전' 패널 조각과 깨진 후미등, 청북톨게이트에서 낸 통행권에서는 지문을 감식중이다.
군경은 특히 도주 시간대별로 도주 경로 주변 지역 휴대폰 기지국에 잡힌 휴대폰 번호를 모두 뽑아 범인 동선과 일치하는 번호를 가려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폰을 사용했다면 신원 확인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대포폰을 택배로 받는 등 다른 흔적을 남겼다면 결정적 증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군경은 코란도 소각에 쓴 시너 구입처, 부상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도주로 근처 병의원 약국 등에도 수사진을 투입, 탐문 중이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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