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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선거광고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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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선거광고 비평

입력
2007.12.10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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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LA 타임스는 애드워치(Ad watch) 라는 새로운 개념의 기사를 선보였다. 선거광고 감시 또는 비평으로, 케이스 러브 기자의 작품이었다.

그는 선거광고의 힘이 커지면서 갈수록 교묘하게 후보 이미지와 정책을 포장하는 바람에 유권자들이 올바른 정보를 얻기가 어려운 현상을 걱정했다.

이에 비해 언론은 광고 내용의 진실성을 검증하기보다 광고 효과를 비교하는 수준에 머물러,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고 보았다. 이런 각성이 선거보도의 새 영역을 개척했다.

■1990년 중간선거 때는 워싱턴 포스트 등 주요 언론이 LA 타임스의 선구적 시도를 뒤따랐고, 여러 지역에서 유권자의 판단과 선거 양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92년 대선에서는 메이저 방송과 많은 지역 언론이 다양한 형식의 애드워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러나 선거광고의 70%를 차지하는 방송쪽이 광고 효과 분석에 치우치는 반면, 신문 쪽은 진실성 검증에 힘을 쏟는다. 언론의 고유한 임무에 충실한 점에서 감시견 광고비평(Watchdog ad watch)이라고 한다.

■92년 공화당 경선 때 부캐넌 후보는 '남용되는 자유'라는 TV광고를 내보냈다. 공영 PBS 방송이 '호모에로틱 예술'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것을 두고 "부시 대통령은 동성애를 미화한 포르노에 세금을 낭비했다"고 질타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보스턴 글로브 등의 애드워치는 다큐멘터리 제작비를 로키 마운틴 영화연구소가 지원했고, 이 연구소는 국립예술기금을 쓰는 미국영화연구소의 예산 지원을 받는 관계라고 소상하게 설명했다. 따라서 마치 대통령이 직접 지원을 결정한 것처럼 비난하는 것은 부당한 네거티브 광고라고 비판했다.

■이런 비평을 위해서는 '객관적 보도'에 맹목적으로 얽매이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광고를 둘러싼 공방을 엄정한 평가 없이 보도하는 것은 네거티브 효과를 확산시킬 뿐이다.

우리 언론은 아직 이런 비평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국밥집 광고'를 놓고 모델이 진짜 주인이 아니고 말씨도 실제 고향과 다른 거짓 광고라며 방영금지 가처분신청까지 내는 황당무계한 논란을 그냥 옮기는 데 그친다.

공정한 잣대로 시비를 가리고, 그에 앞서 유권자를 위해 광고 내용의 진실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 선거뉴스보다 선거광고의 영향력이 더 크다고 한다. 애드워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강병태 논설위원 bt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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