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는 자동차 보험료를 60% 할인 받으려면 9년 동안 무사고 운전을 해야 한다.
지금 조건인 ‘8년 무사고’보다 1년이 늘어난 것이다. 기본 자동차 보험료는 전체적으로 인하되지만, 장기 무사고 운전자에 대한 할인율은 줄어들어 실제 보험료 인하폭은 미미할 전망이다. 무사고 운전자에 대한 혜택을 줄여, 사고 운전자에게 돌려주는 꼴이기 때문에 논란거리도 안고 있다.
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내년 1월1일 신규 가입자와 기존 계약의 갱신 운전자부터 이와 같은 내용의 보험료 조정안을 적용키로 했다.
이번 조정안의 골자는 무사고 운전자에 대한 혜택 축소다. 무사고 장기 운전자의 경우 보험료는 적게 내지만,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사가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은 똑같아 보험사들이 계약을 기피하는 현상도 있었다.
보험사들은 이처럼 손해율이 높은 장기 무사고 운전자의 보험 가입 거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험료가 최고 60% 할인되는 무사고 운전 기간을 최장 12년까지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내년에는 일단 현재보다 1년 늘린 9년으로 책정됐다.
무사고 운전자의 보험료 할인율도 전체적으로 축소된다. 기본 보험료를 100으로 했을 때 무사고 운전 기간별 할인율을 보면 2년 무사고는 현재 32~36%에서 내년에는 32~35%로 낮아진다.
또 ▦3년은 38~42%→38~41% ▦4년 44~48%→42~47% ▦5년 48~52%→45~50% ▦6년 51~55%→50~52% ▦7년 56~58%→53~57% ▦8년 60%→57~60%로 축소되며, 무사고기간 9년 이상부터 60% 할인된다. 4년 이상 무사고 운전자부터는 3~5%포인트 가량이나 혜택이 축소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신 신규가입자와 1년 무사고 운전자의 할인율은 높아져 이들에 대한 혜택은 늘어난다. 신규 가입자의 보험료 할인율은 회사에 따라 현행 16~20%에서 17~20%로 조정되며, 1년 무사고는 25~30%→26~30%로 할인율이 높아진다.
신규가입자의 경우 지난해까지 무조건 기본보험료 100을 적용 받았지만, 올해부터 보험료 요율체계가 바뀌면서 신규가입자도 할인대상이 됐다. ‘신규가입자=100’공식이 깨지면서 지난해까지 무사고 5년 운전자는 신규가입자에 비해 52%의 할인을 받았다면, 올해부터는 신규가입자를 기준으로 하면 32%할인만 받고 있는 셈이다.
한편 내년 기본 자동차 보험료는 전반적으로 인하된다. 지난해 손해율은 평균 78% 정도였지만 올해 들어 73% 가량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회사별 기본 보험료의 평균 인하율(개인용 자동차 기준)은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이 3.7% ▦교보AXA자동차보험 3.6% ▦메리츠화재 3.1% ▦대한화재 3.0%로 책정됐다. 이어 하이카다이렉트보험 2.3%, LIG손해보험 2.0%의 인하율이 적용되며, 삼성화재와 동부화재는 각각 1.1% 내린다.
이 같은 기본 보험료 인하율은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 가입자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보험사들은 기본 보험료에 운전자의 과거 교통사고 발생 유무와 연령, 차종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개별 보험료를 책정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별, 가입조건별로 보험료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보험료 비교 사이트를 통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보험사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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