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제 후보 측은 4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의 단일화 논의 급진전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 측은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2단계 단일화 압박에 “단일화의 ‘단’자도 꺼내지 마라”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은 골수 야당으로 신당이 그런 얘기(후보 단일화)를 하면 민주당을 죽이려는 음모로 받아들인다”며 “민주당 노선에 기반한 중도개혁정권을 세우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다시 확인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국민 앞에서 양당 대표와 후보가 서명했던 통합 및 후보 단일화 선언을 휴지조각처럼 찢어버린 세력에게 무슨 다른 얘기를 더 할 수 있는가”라며 “20년 간 정치를 했지만 부끄러워서 견딜 수 없다.
정치를 장난처럼 하면 되는가”라고 대선완주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신당 측과의 후보 단일화 물밑 접촉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민주당은 원칙을 갖고 나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그 사람들 노리갯감이 아니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 후보가 후보 단일화 논의에 합류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저조해 당의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조순형 의원 측인 안동선 이윤수 전 의원 등 원외 당협위원장과 당직자 등 38명은 이날 이회창 후보 캠프로,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저격수’를 자임했던 장전형 전 민주당 대변인은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그러나 이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문 후보와 우리가 합칠 이유가 뭐가 있냐”며 “정 후보 측이 우리와 접촉한다는 말을 퍼뜨리는데 모욕감을 느낀다”고 분개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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