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학생들의 과학 실력이 3년 사이에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학은 다소 오르면서 정상권 수준을 유지해 희비가 엇갈렸다.
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06년 기준 학업성취도 국제 비교연구(PISA)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만 15세 학생(고1)의 과학 학업성취도 순위는 조사 대상 국가 57개국 중 11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과학의 경우 2001년(41개국 조사) 1위, 2003년(40개국 조사) 4위로 세계 정상권이었지만, 몇 년 만에 순위가 급락했다. 읽기와 수학은 각각 1위와 4위를 기록하는 등 높은 성취도로 과학과 대조를 보였다.
과학부문 순위는 아시아 경쟁국에 비해서도 낮았다. 홍콩이 2위, 대만이 3~8위, 일본이 3~9위 등을 차지했다. 1위는 핀란드였다.
최상위권 5% 학생의 과학 학업성취도 순위는 참담할 정도다. 2003년(2위) 조사보다 무려 15계단이나 밀려나 17위를 기록했다. 2000년 이후 조사에서 과학 순위가 5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는 처음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과학 학업성취도가 떨어진 것은 암기식 문제 풀이에만 익숙해 이번 조사에서 척도로 사용된 ‘과학적 응용력’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양한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과학 교육이 논리적 사고력과 응용력을 기르기 보다는 입시 위주의 문제 풀이로 흐르는데 따른 부작용이 확인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교육계와 과학계에서는 과학 성취도 하락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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