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 미녀들은 추한 외모를 가진 사람들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다소 황당한 이 주장은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곤살로 오타롤라라는 청년이 벌이는 캠페인의 내용이다.
BBC는 매일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 궁 앞에서 시민들을 향해 외모 지상주의를 비판하는 오타롤라의 1인 캠페인에 대해 ‘추남의 역습’이라는 제목으로 4일 보도했다.
오타롤라는 수려한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 자연으로부터 이미 특혜를 받은 것이며 이로 인해 추한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 상대적 피해를 입는 만큼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외모를 중시하는 아르헨티나의 사회 분위기가 추한 외모를 가진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비판한다.
시민들의 반응은 분분하다. 오타롤라의 주장을 적극 지지하며 “미남 미녀 외에도 아름다움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주는 화장품 회사 같은 기업에도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외모 지상주의의 폐해를 인정하지만 외모가 수려한 사람에게 세금을 부과하긴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고 보도는 전했다.
거리에서의 급진적 주장과 달리 오타롤라는 자신의 외모 콤플렉스를 다룬 ‘Feo(추함)’이란 책에서 외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을 주문했다. 책에서 오타롤라는 “어릴 적 나는 두꺼운 안경과 치아 교정기를 끼고 다녔으며 얼굴에 점이 많아 친구들의 놀림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외모에 대한 걱정은 성인이 된 이후까지 이어졌다. 디스코클럽에서 찬밥신세가 되거나 직장을 구하지 못한 이유가 외모 때문이라는 불안에 시달렸다. 하지만 오타롤라는 외모를 긍정하면서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과정에서 콤플렉스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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