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지(48) 정동극장장이 국립발레단 단장으로 컴백한다. 지난 6년간 국립오페라단을 이끌어온 정은숙(61) 단장은 세 번째 연임됐다.
문화관광부는 6일 3개 국립예술단체의 차기 예술감독 공모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국립합창단은 적합한 후보를 찾지 못해 다시 공모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내정된 두 단장의 임기는 내년부터 3년간이다.
최 단장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국립발레단장 재임 시절 이원국 김용걸 김지영 김주원 등 걸출한 스타를 배출하고, 수준 높은 레퍼토리를 들여와 발레 붐을 일으켰던 주인공. 정동극장장 임기가 1년 남은 상태에서 사표를 제출하고 공모에 지원한 최 단장은 “나의 정체성은 발레이며, 해야 할 일 또한 발레에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한국 무용계에서 받은 모든 것을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또 길을 열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교토 출신인 최 단장은 일본 가이타니 발레단에서 무용수로 활동하다 87년 귀국,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와 지도위원을 거쳤다. 스위스 로잔 콩쿠르와 러시아 브누아 드 라 당스 등에서 한국인 최초로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2002년 국립오페라단 사상 첫 여성 단장으로 임명됐던 정은숙 단장은 국립예술단체장이 공모제로 바뀐 이후 처음으로 세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한국 오페라계의 대표적 프리마돈나로 활약했던 정 단장은 문익환 목사의 큰 아들인 오페라 연출가 고 문호근씨의 아내이자 영화배우 문성근씨의 형수이기도 하다.
재임 기간 상근 단원제를 도입하고 국립오페라합창단을 창단했으며, ‘마이 퍼스트 오페라’ ‘마이 넥스트 오페라’ 등 다양한 시리즈를 통해 오페라 레퍼토리 확대에도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정 단장은 “자리에 연연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고민도 많았고, 실제로 마감 10분 전에 원서를 넣었다”면서 “아직 덜 채운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성악가들이 최고 수준인 데 비해 극장과 연습실, 오케스트라 등 시스템은 아직 열악한 만큼 오페라 제작 여건을 향상시키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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