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과 정동영 후보측은 5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BBK 문제와 관계 없다"는 검찰 발표에 강력 반발했다. 정 후보는 저녁 광화문 규탄집회에 참석, "검찰은 이 후보보다 국민이 무섭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검찰을 성토했다.
신당은 "이번 검찰 수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특검법안을 발의했다. 이날 신당 내에는 '투쟁', '결사항전' 같은 격한 말들이 메아리쳤다.
정 후보는 이날 유세 일정을 취소한 채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이번 검찰 발표는 해도해도 너무한 것이다. 상식이 무너져 내렸다"며 검찰을 성토했다.
이어 "고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때 검찰이 '탁 치니까, 억하고 죽더라'라고 했다는 말이 생각난다"며 "지금 이명박 후보는 가슴을 쓸어내리고 안도의 한숨, 검은 미소를 짓겠지만 국민은 진실을 향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제 이명박 후보와의 대결은 거짓과 정직의 싸움"이라며 부패 대 반부패 구도로 승부를 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 직후인 이날 낮 12시 서울 명동. 대통합민주신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지지자 1,000여명이 모인 검찰 발표 규탄 집회 분위기는 격앙 그 자체였다. 집회에서나 나오던 운동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 까지 울려 퍼졌다. 임을>
이들은 "수사 무효, 진실 승리", "진실을 외면하는 정치검찰 규탄한다"는 구호를 목놓아 외쳤다. 김근태 선대위원장은 "정치검찰이 국민에게 충격과 모멸감을 줬고 정치검찰과 이 후보의 커넥션이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검찰 발표 직전 의총에서도 "민청학련과 인혁당 사건 때 권력에 조정 받아가며 장난했던 검찰이 이번에는 정치적 압력과 권력의 이해 관계 앞에서 또다시 장난하는 시대가 왔다"(오충일 대표), "오늘은 검찰에게 치욕스러운 날"(김효석 원내대표)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신당 내부에서는 BBK 검찰 수사 관련 특검법 도입과 함께 검찰을 견제할 공직부패수사처법 처리, 검찰ㆍ경찰 수사권 재조정, 검찰 기소권 제한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 등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정 후보는 6일은 애초 예정대로 첫 TV토론 준비에 힘을 쏟은 뒤 7일부터 전국 거리유세를 재개한다. 유세에서는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과 이 후보의 자녀 위장취업, 탈세 의혹 등 부도덕성을 계속 공격할 계획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번 검찰 발표가 해도해도 너무 했다'는 국민적 저항으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처럼 민주개혁세력 위기론에 따른 전통적 지지층 결집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물론 "너무 BBK 사건에만 목매고 있었다"는 자성론도 나왔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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