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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들 문화재 재정 촉구…"철거 위기 장욱진 화백 용인 고택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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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들 문화재 재정 촉구…"철거 위기 장욱진 화백 용인 고택 살리자"

입력
2007.12.10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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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화단의 거목 장욱진(1917-1990) 화백의 고택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아파트 건축을 위해 고택 철거를 요구하는 주민들과 주민 반대를 이유로 문화재 등록을 주저하는 문화재청 사이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산실이 시름하고 있다.

문화연대와 최종태(조각가), 윤명로(화가), 김형국(지역개발) 서울대 명예교수, 임정희 연세대 겸임교수(디자인학부) 등 문화계 인사들은 5일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용인시 마북동의 장욱진 고택을 문화재로 지정할 것을 촉구했다.

천진한 동심과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 탁월한 조형언어로 한국 근ㆍ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장 화백은 1985년부터 별세할 때까지 이곳에서 말년을 보내며 작품활동을 했다. 120년 전 지어진 시설 면적 약 500평의 한옥은 조선말 경기 민가의 대표적인 형태로 안채와 사랑채, 대문간채, 초정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는 소유주인 부인 이순경(88)씨가 거주하며 장욱진미술관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장 화백이 생전 사용했던 작업실과 전시관, 주방 등으로 꾸며졌다.

이주 당시 허허벌판이던 고택 일대는 2000년대 들어 개발광풍이 몰아치면서 분란의 소용돌이에 휩쓸렸다. 용인시는 2003년 고택을 향토문화재로 지정하려 했으나 재산권 침해를 주장하는 주민들의 거센 반대로 취소됐고, 2005년 문화재청에 신청한 근대문화재 등록 역시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일부 주민들은 고택 지붕에 돌을 던져 기와를 깨거나 대문에 빨간 칠을 해놓고, 심한 경우 불을 지르겠다는 위협까지 하고 있다.

최근에는 용인시가 고택 바로 옆까지 아파트 건축 허가를 내줘 아파트 단지를 확대하려는 주민들의 고택 철거 요구가 더욱 거세졌다.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주민들이 장욱진 고택만 없으면 더 넓고 반듯한 아파트를 만들 수 있는데 고택이 가로막고 있다며 계속 시비를 제기하고 있다”면서 “경기도와 문화재청은 고택의 적극적인 보존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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