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국의 최대변수로 꼽히던 BBK사건에 대해 검찰이 5일“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무관하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대선 레이스가 큰 고비를 넘어섰다.
검찰은 이날 당초 예상보다 화끈하게 이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이 후보로선 지지 층의 동요를 가라 앉히면서 지지율에 날개를 다는 계기를 잡았다.
향후 이 후보 지지율 상승 폭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지만, 지지층 충성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데는 관측이 일치한다. 한 정치권 인사는 “지금까지 이 후보가 양적 대세론을 이어왔다면 이제는 질적으로도 대세론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결과를 주시하던 박근혜 전 대표측도 이 후보 지지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여 대세론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로선 좀 난감하게 됐다. 이회창 후보는 이명박 후보에 대한 보수세력의 불안감을 바탕으로 삼아 출마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 그 불안감이 상당부분 해소됐다. 한나라당이 “이제는 이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다.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에도 수사 결과가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지층이 한달 정도의 시간을 지내면서 나름대로 지지명분을 쌓아왔기 때문에 감소폭이 크지는 않을 것”(KSOI한귀영 연구실장)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렇다고 BBK 공방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범 여권과 이회창 후보측은 “검찰 수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특검 발의 등으로 반격에 나설 태세여서 검찰 발표에도 불구하고 BBK 공방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범 여권측은 이번 수사결과 발표가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는 것 같다.
한나라당을 제외한 모든 진영 검찰 수사에 대해 문제 삼고 나설 경우 대선구도가 검찰 수사에 대한 판단을 기준으로 이명박 대 반(反) 이명박의 양상을 띌 수도 있다. 이는 대선뿐만 아니라 이후 총선까지 이 문제를 쟁점화하겠다는 범 여권의 구상과도 맞아 떨어진다. 문제는 여론이 범 여권 등의 반발논리를 인정하느냐 여부다.
BBK 변수가 실체를 드러냄으로써 대선 정국의 안개는 많이 걷혔다. 이제 남은 변수는 범 여권 후보 단일화와 TV 토론 정도다.
범 여권 단일화를 위해서는 이번 검찰 수사 발표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지막 수를 써야 한다”는 내부 압력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일화는 시간문제라는 얘기도 나온다. 결국 대선은 이명박 대세론 속에서 범 여권 단일 후보, 무소속 이회창 후보간의 3파전 구도로 전개되면서 세 차례 TV 토론이 마지막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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