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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선거자금 아웃소싱 '구멍'/ 검은돈 유입·뒷거래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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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선거자금 아웃소싱 '구멍'/ 검은돈 유입·뒷거래 무방비

입력
2007.12.10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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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선거에서 ‘선거자금 아웃소싱’이 활발해지면서 ‘검은 돈’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선거자금 아웃소싱은 자금 모금을 전문으로 하는 외부 컨설턴트에게 선거자금 모금을 의뢰하는 것으로 불과 25년전만해도 존재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전국적 현상으로 확대됐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5일 선거자금 브로커들이 선거판의 지형을 바꿔놓을 정도로 미국 정치의 핵심요소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시민단체인 책임정치센터(CRP)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하원 및 대선 후보들과 각 정당 등이 고용한 선거자금모금 컨설턴트가 800여명에 달하며 이들에게 지급한 비용도 3,110만달러에 이른다.

4년전인 2003년 1월에서 9월 사이 선거자금모금 아웃소싱 비용은 1,230만달러였으며 이 보다 4년 전에는 210만달러에 불과했다. 이번 대선 후보 상위 6명이 이 기간에 지불한 비용도 900만달러에 달해, 2003년 180만달러에 비해 5배나 높아졌다.

이는 선거 비용이 갈수록 커지는 데 반해 선거운동법 개정으로 개인이 낼 수 있는 기부금은 더욱 제한돼 정치인들이 더 많은 기부자를 확보해야 하는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자금 부족에 시달리게 된 의원들로서는 브로커를 통해 자신의 지역구를 벗어나 전국 단위에서 기부금을 모으게 된 것이다. 실제 루이지애나주의 메리 랜드류 상원의원의 경우 자신의 지역구가 카트리나 태풍 피해를 입으면서 뉴욕 등 타 지역 모금에 주력해 전체 모금액의 절반 이상을 넘겼다.

민주당의 한 선거운동 관계자는 “하루는 시애틀, 다음 날은 샌프란시스코, 그 다음 날은 덴버에서 자금을 모을 줄 아는 사람들을 필요로 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선거자금 브로커들이 전국을 무대로 무차별적으로 모금활동을 벌이다 보니 ‘검은 돈’의 유입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선거자금브로커들이 고작해야 기부자의 이름을 구글에 입력해서 문제가 없는 지 확인하는 정도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선거자금브로커들도 자금 모금 과정에서 각종 뒷거래 등 불법을 저지를 가능성도 크다는 우려다. 홍콩출신의 사업가인 노먼 쉬 사건이 대표적 사례. 힐러리 클린턴, 배럭 오바마 등 많은 민주당 인사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자 겸 자금 모금가로 행세하면서 피라미드식 사기행각을 벌인 것이 들통나 파문을 일으켰다.

결국 ‘선거 아웃소싱’ 통해 정치인들은 자신의 정치활동을 지지하는 후견자에게서 멀어지고 생면부지의 기부자에게 의존하게 되면서 기부제도의 투명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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