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나온 뒤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던 여성이 뒤늦게 공부에 뛰어들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주인공은 11월 27일 발표된 제49회 사법시험 합격자 1,005명 가운데 한 명인 양선화(33ㆍ서울 용산구)씨.
일찌감치 사회생활을 꿈꾸며 대전신일여상(현 신일여고)에 진학한 양씨는 1994년 고교 졸업과 동시에 외삼촌의 소개로 서울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 경리직원으로 취직했다. 하지만 변호사들을 가까이서 접하고 법원으로 심부름을 오가며 그의 마음 속에 차츰 법조인의 꿈이 자라났다.
적극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의 양씨는 남들이 불가능하다며 포기하라고 했지만 사법시험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96년 방송통신대 법학과에 입학하고 4년간 주경야독하며 졸업한 그는 본격적인 시험 준비를 위해 2001년 사표를 내고 신림동 고시촌으로 들어가 6년의 인고 끝에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남들은 공부가 너무 힘들었을 것이라고 짐작하지만 저는 제가 원하는 공부를 맘껏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행복했어요.”
양씨는 합격 발표 후에도 여전히 집과 독서실을 오가며 법전과 씨름하고 있다. 공부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사법연수원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판사로 임용돼 좋은 판결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요.” 2005년 결혼한 남편(사업)도 자녀계획을 미루며 적극적으로 아내의 공부를 돕고 있다.
대전신일여고는 개교 후 첫 사법시험 합격자인 양씨를 17일 초청, 후배들에게 ‘꿈과 도전’을 주제로 특강해줄 것을 부탁했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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