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2003년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했다는 내용의 미국 정부의 ‘국가정보평가(NIE) 보고서’가 국제 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추진하는 대 이란 제재 움직임은 중국과 러시아에 의해 제동이 걸릴 조짐이다.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번 보고서가 “이란의 위대한 승리”라고 평가하며 오랜만에 희색이 만연했다.
중국의 왕광야(王光亞) 유엔대사는 4일 기자들과 만나 “안보리 회원국들이 NIE 보고서를 고려해야만 할 것”이라며 “상황이 이제 바뀌었다는 가정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5일 “우리는 새 안보리 결의와 관련해 미국 정보 보고서를 포함, 모든 요소들에 기초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해, 유엔 안보리의 네 번째 대 이란 제재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이날 브라질리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NIE 보고서는 이란 핵 위기 해소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보고서의 결론은 이란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인해 온 IAEA의 일관된 주장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5일 일람주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 NIE 보고서가 “이란 국민이 정의의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을 명확히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보고서는 핵 문제와 관련 모든 세계 강대국에 대한 이란의 승리를 선언한 것”이며 “이란의 적들에 대한 마지막 일격”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외국뿐 아니라 국내 친 서방 온건파에 의해서도 비판을 받고 있는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입지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반면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 문제에 대한 각국 기관들의 정보평가 중 누가 옳은지는 시간이 말해 줄 것”이라면서 “이란이 2003년 일정 기간 동안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후 재개해 지금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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