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대선후보 경쟁의 첫 승부처인 아이오와주의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부상,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마침내 전국 지지율에서도 1위를 차지, 공화당 경선구도에 한층 강력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허커비 전 지사는 5일 발표된 라스무센 리포트의 전국지지도 여론조사에서 20%로 그 동안 1위를 고수해온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처음으로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줄리아니 전 지사는 17%를 얻는데 그쳤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13%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제2의 레이건’을 목표로 뒤늦게 대선 경쟁에 뛰어든 프레드 톰슨 전 상원의원은 지지율 10%로 5위로 추락했다. 라스무센 리포트의 3일 여론조사에서는 허커비 전 지사가 17%로, 20%를 기록한 줄리아니 전 시장을 추격하고 있었으나 불과 이틀만에 전세를 역전시킨 것이다.
침례교 목사 출신인 허커비 전 지사의 급부상에는 공화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는 점에서 같은 보수층에 호소해 온 톰슨 전 의원이 상대적으로 가장 급격한 지지율 하락을 겪은 것으로 분석된다.
허커지 전 지사의 약진에 대해 한 선거전문가는 “대선 경쟁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 확산과 민주당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 대한 관심 때문에 민주당에 유리하게 진행돼 왔지만 허커비가 혜성같이 등장, 공화당에도 새로운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허커비 전 지사가 앞으로도 이 같은 상승세를 유지, 실제 경선에서 다른 주자들을 제압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무엇보다 라스무센 리포트의 여론조사가 그 동안 다른 조사에 비해 상당히 ‘튀는’결과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허커비 전 지사의 전국적 지지율 추이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 이어 내년 1월 8일 예비선거가 실시되는 뉴햄프셔주에서 abc 방송과 워싱턴포스트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허커비 전 지사는 지지율 9%로 4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아이오와 및 뉴햄프셔주에서 연속적으로 승기를 이어가기에는 아직 뒷심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자금과 조직력이 취약한 허커비가 다른 주자들의 집중적인 견제와 비판을 이겨낼 지가 앞으로의 관심사”라는 얘기도 나온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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