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과거 식민지였던 알제리를 국빈 방문한 자리에서 프랑스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식민 지배에 대해 사과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3일 국빈 자격으로 알제리 수도 알제에 도착해 “식민 지배는 극도로 부당한(profoundly unjust) 것이었으며 프랑스의 건국 이념인 자유, 평등, 박애 정신과 배치된다”고 말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발언은 식민 시대 과거사에 대한 알제리의 사죄 요구에 대해 프랑스가 일절 대응해오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진전된 것이다.
알제리는 1830년부터 132년간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아왔으며 8년간의 독립 전쟁 과정에서 수십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1962년 주권을 회복한 알제리는 그간 식민지배 사과문제로 프랑스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달 말 알제리의 모하메드 세디프 압바스 퇴역 군인 담당 장관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대선 승리는 유대인 로비 덕분”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국빈 방문을 앞둔 사르코지 대통령은 맞대응을 자제하고 “프랑스와 알제리가 모든 형태의 인종 차별과 싸워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렇지만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독립 전쟁 과정에서의 학살에 대한 책임문제는 언급하지 않아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알제리의 법조계, 시민단체 등은 프랑스 정부 차원에서 식민지 시기에 일어난 희생에 대해 공식 사죄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프랑스 재계 지도자 100여명을 대동한 사르코지 대통령은 방문 기간에 73억 달러(약 6조 8,000억원) 어치의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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