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핵무기 개발활동이 2003년 말 중단됐다는 국가정보평가(NIE) 보고서가 공개되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이번에는 이란에 대해 과거 핵 활동의 전모를 밝힐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부시 대통령이 이란의 ‘과거 핵’을 규명하겠다며 압박하고 나선 것은 이번 정보평가 공개에도 불구, 국제사회에서 이란 고립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비록 이란의 핵무기 개발활동은 중단됐지만 2003년 중단되기 전까지의 핵 활동을 문제 삼아 이란을 계속 국제사회의 ‘문제아’로 묶어두겠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5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이란은 2003년 이전에 추진했던 핵 활동에 대해 투명해져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이란은 국제적 고립의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NIE 보고서 공개 이후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과 이 문제를 협의했음을 밝힌 뒤 “이들 국가들도 이란 핵이슈가 계속 문제가 될 것이며 반드시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란의 과거 핵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현재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는 우라늄 농축활동을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이 과거 핵 규명과 현재의 우라늄 농축활동 중단을 대 이란 정책의 분명한 목표로 제시한 것은 당장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란에 대한 추가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해당한다.
미국은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 및 독일과의 협의를 통해 이란에 추가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으나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현재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NIE 보고서의 공개로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날 NIE 보고서 공개와 관련, 이란 정부가 미국의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고 나선 데 대해 “내가 낄낄 웃더라고 전해줘요”라는 말로 무시하겠다는 태도를 드러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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