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의 부실 감사로 채권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8부(부장 지대운)는 4일 K사의 허위 재무제표를 믿고 기업 어음을 샀다가 30억원의 손해를 본 고모씨가 A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회계법인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서 K사가 여러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을 하면서 800억원 상당의 어음을 발행한 사실과 이에 대한 의견이 기재 돼야 함에도 ‘적정’ 의견을 제시해 감사 절차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회계법인이 감사 절차를 적절히 수행했다면 신용평가회사들이 K사의 기업어음 등급을 변경했을 것이고, 증권사에서도 어음 중개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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