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엑스포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기여하는 박람회가 될 겁니다."
전남 여수가 2012년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됨에 따라 발걸음이 더 빨라진 오현섭(57) 여수시장을 5일 서울서 만났다. 지난해 7월 취임식까지 취소하며 프랑스 파리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장으로 날아가 유치활동을 벌인 오 시장은 유치성공 후에는 엑스포 준비로 더 분주한 날을 보내고 있다.
오 시장은 "인류 역사상 한국인이 세계 인류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었다"며 "2012년 여수 엑스포는 한국이 세계 문명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라고 운을 뗐다. 올림픽, 월드컵 등의 국제적 행사가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그쳤지만 여수 엑스포는 지구 온난화로 고통 받는 지구를 구할 '세계 공헌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그는 근거로 '여수 선언'과 '여수 프로젝트'를 들었다. 여수 선언은 1992년 리우선언, 2002년 요하네스버그 선언에 이은 것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전세계의 공동대응 의지를 다지는 결의문이다. 여수 프로젝트는 세계 석학들을 규합, 지구 환경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한편, 2,000만달러를 모금하는 프로그램이다.
오 시장은 "여수 엑스포는 구호에 그친 다른 엑스포와는 분명히 차별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BIE 프리젠테이션 등에서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라는 주제를 내세우면서 이 계획을 회원국들에게 약속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성공적인 엑스포를 위해서는 그에 적합한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고도 했다. "올림픽, 월드컵은 규정에 따라 시설물을 짓고 행사를 하면 되지만, 엑스포는 주최측의 창의성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며 "이를 위해 여수 시민은 물론 전 국민과도 머리를 맞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시설물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대전 엑스포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고민도 빠질 수 없었다. 오 시장은 "영구시설과 임시시설을 구분해서 짓는 등 향후 활용 방안을 중앙정부와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유치 확정 후 급등하고 있는 이 지역의 부동산 가격과 관련, 오 시장은 "158만㎡(47만8,000평) 조성 부지의 98%가 국ㆍ공유지여서 문제는 없다"며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하지만 그는 "일부 부동산업자들이 부추겨 주변에 거품을 만드는 현상도 감지되고 있고, 이럴 경우 실제 투자자들의 진입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묶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여수 시민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며 성공적인 개최를 낙관했다. 임진왜란을 예로 든 그는 "여수 시민들은 충무공이 거북선을 건조해 나라를 구하는데 조상들이 일조한 사실에 대해 자긍심이 굉장하다"며 "시민들은 여수 엑스포가 나라와 세계를 위해 다시 일할 수 있는 400여년 만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해양환경 관련 연구기관이 들어서고 기후 관련 국제 세미나가 지속적으로 열리면 여수를 중심으로 남해안은 해양시대의 전기를 맞을 것"으로 확신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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