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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텔레콤 매각 성공 박병무 사장/ M&A '미다스의 손' 다음번에 닿을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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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텔레콤 매각 성공 박병무 사장/ M&A '미다스의 손' 다음번에 닿을 곳은…

입력
2007.12.10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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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무(46) 하나로텔레콤 사장이 또 한번 '미다스의 손'임을 입증했다. 그는 금년도 M&A시장의 최대 매물로 꼽혔던 하나로텔레콤을 결국 SK텔레콤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업계에선 벌써부터 "박 사장의 다음 목표가 무엇일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80년 서울대 수석합격, 대학 재학중 사법고시 최연소 합격, 국내 최대 로펌인 김&장 변호사. 여기까지는 그냥 '수재'였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그의 행보는 파격과 도전의 연속이었다.

김&장 시절 M&A 전문변호사로 이름을 날리던 그는 돌연 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것도 제조업이나 금융사가 아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커스홀딩스)로.

이 곳에서도 그는 M&A승부사 기질을 발휘, 시네마서비스 등 10여개의 회사를 인수했다. 또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 대표로 '가문의 영광' '엽기적인 그녀' '실미도' 등 히트작을 연이어 터뜨리며 영화분야에서도 유감없이 사업능력을 발휘했다.

그의 다음 행선지는 당시 제일은행 대주주였던 뉴브리지캐피털. "왜 해외투기자본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곳에 가느냐"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 박 사장은 2003년 뉴브리지캐피털 한국대표로 취임했다. 박 사장은 "사모펀드를 모르고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중심에 설 수 없다고 판단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곳에서 제일은행의 영국계 스탠더드차타드은행 매각을 성사시켰다. 아울러 AIG와 컨소시움을 구축, 당초 예상을 깨고 LG그룹-칼라일 컨소시움을 물리치며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하나로텔레콤 경영이 적자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지난해에는 직접 CEO에 취임했다. 당시 업계에선 "이 바닥에서 투자자가 경영자로 변신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며 박 사장의 파격행보에 '놀라움 반(半)-우려 반'의 시선을 보냈다.

박 사장이 선장으로 승선했을 때 하나로텔레콤은 '난파선'이나 다름없었다. 주력사업인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포화 상태였고, 전화사업도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박 사장은 이에 미래성장동력을 인터넷TV시장에서 찾고, TV포털인 '하나TV'를 경쟁사보다 먼저 선보였다. 결과는 빅 히트. 11월말 현재 가입자는 70만명을 돌파했다.

하나로텔레콤은 현재 정상화됐다. 3분기 매출은 창사 이래 최고치인 4,617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 역시 전년동기 대비 159%나 늘어난 194억원을 기록했다. 오랜 기간 실의에 빠져 있던 사내 직원들도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찼다.

박 사장은 "아침 잠이 많아 게을러서 쉽고 편한 걸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나 자산이 의미 있는 도전을 즐기는 성격임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10년도 못돼 변호사에서 엔터테인먼트회사 대표로, 또 외국사모펀드의 국내 대리인으로, 그리고 통신사 CEO로 변신의 변신을 거듭했다.

'국부를 유출시키는 투기자본의 장본인'이란 비난부터 '진정으로 선진금융을 아는 사람'이란 찬사까지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어쨌든 끊임없는 변신과 도전으로 우리나라 M&A의 레벨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음은 틀림없다. 국내 사모펀드의 간판격인 보고펀드 변양호 대표도 펀드설립 당시, 그에게 가장 먼저 '러브콜'을 보냈을 정도다.

SK텔레콤의 인수작업이 끝나면 내년 초쯤 그는 하나로텔레콤 사장에서 물러날 것이다. 혹시 직접 펀드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 그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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