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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까기 인형' 으로 15년만에 한 무대에 서는 제임스전·김인희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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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까기 인형' 으로 15년만에 한 무대에 서는 제임스전·김인희 부부

입력
2007.12.10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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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발레시어터(SBT)의 김인희(44) 단장, 안무가 제임스 전(48)씨 부부가 발레 <호두까기 인형> 을 만든다. 제작은 아내가, 안무는 남편이 맡았고 함께 출연까지 한다.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 무용수로 활동했던 부부가 한 무대에서 춤을 추는 것은 15년 만의 일이다. 마지막으로 같이 했던 작품도 공교롭게 <호두까기 인형> 이었다.

1992년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에서 부부는 마법사 드로셀마이어와 주인공 클라라 역할을 맡았다. 전씨는 이번에도 드로셀마이어로 출연하지만, 김 단장은 클라라의 어머니 역할로 바뀌었다. 이번 작품을 공동 제작하는 성남아트센터 이종덕 사장의 권유에 의해 무대에 서게 됐다는 김 단장은 “공식적으로 은퇴한 적이 없다. 여전히 무대에 대한 꿈을 간직하고 있었다”면서 “꾸준히 스트레칭과 발레 클래스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번 무대에 서기 위해 1년간 8㎏을 감량했다는 전씨 역시 “나이 오십을 앞두고 쉬운 일은 아니지만 후배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안무가 입장에서 아내의 춤이 마음에 안 들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는 “아내가 발레단의 보스라 단원들 앞에서는 뭐라고 못하고, 집에 와서 한마디 한다”며 웃었다.

크리스마스에 벌어지는 꿈 속 여행을 담은 <호두까기 인형> 은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고전발레. 국내에서도 러시아 마린스키극장 버전을 사용하는 국립발레단과 볼쇼이극장 버전의 유니버설발레단이 20년 넘게 연말마다 이 작품으로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전씨는 “이번 작품은 안무 뿐 아니라 무대, 조명, 의상, 기획 등 모든 것이 ‘메이드 인 코리아’”라면서 “한국 발레도 이제 우리만의 버전을 가질 수 있는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 안무가가 만든 <호두까기 인형> 인 만큼, 고전의 틀 위에 한국적 색깔을 입혔다. 스페인, 중국 등 각국의 민속춤이 나오는 2막 장면에 한복을 입은 어린이 무용수들이 나와 전통춤을 추고, 상모돌리기까지 선보인다. 전씨는 “희한하게 우리 춤이 차이코프스키 음악의 리듬에 딱 맞아떨어지더라”며 “세계 어떤 <호두까기 인형> 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장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린이 관객이 지루하지 않도록 템포를 빠르게 하고, 영상을 활용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것도 특징이다.

지난해에는 벨로루시 발레단을 초청해 <호두까기 인형> 을 올렸던 성남아트센터 측은 “민간발레단의 육성 차원에서 흥행이 잘되는 외국 단체 초청을 포기하고 새로운 작품 제작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공연은 21~25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김영언이 지휘하는 성남시향이 연주한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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