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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 메모'에 검찰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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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 메모'에 검찰 발끈

입력
2007.12.10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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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수사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4일 서초동 검찰청사는 오전과 오후 분위기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극도의 보안 속에 막바지 수사를 조심스럽게 진행하던 검찰은 갑자기 터져나온 김경준(41)씨의 ‘검찰 회유’ 주장으로 벌집을 쑤셔 놓은 듯했다.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도 조사를 계속 하고 있다” 말만 되풀이하고 “(수사결과는)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명동성 서울중앙지검장은 언론에 노출될 것을 우려, 이날 오전 예정돼 있던 임채진 검찰총장과의 면담을 취소하고 전화를 통해 수사결과 발표 수위와 방식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의 팽팽한 긴장은 이날 오후 검찰이 김씨를 상대로 이 후보에 유리한 진술을 회유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여지없이 깨졌다. 취재진이 시사주간지 ‘시사IN’의 보도내용과 관련해 검찰에 확인을 요구하고 정치권의 비난 성명이 잇따르자 검찰은 오후7시30분 긴급 브리핑을 열었다.

검찰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언론 보도를 적극 부인했다. 최재경 특수1부장은 이례적으로“황당하기도 하고 비열하고 저열한 행위”라며 직설적인 표현을 총동원했다.

김씨 변호인도 메모에 적힌 내용을 들은 적이 없으며 수사검사가 재확인에 들어가자 김씨 본인도 말을 거뒀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김 차장검사는 “미국과 다른 수사방식에 적응하지 못한 김씨가 자신의 의도대로 수사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느낀 듯하다”고도 했다.

수사팀은 ‘돌발 상황’ 탓인지 발표 전날인 이날까지 김씨를 소환해 보완수사를 벌이는 등 긴장을 풀지 않았다. 수사팀은 5일 오전11시 별도의 자료없이 수사결과 발표문을 읽은 뒤 기자들과의 문답방식으로 수사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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