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檢 "정치권 반발 이 정도일 줄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檢 "정치권 반발 이 정도일 줄은…"

입력
2007.12.10 04:19
0 0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무혐의 처분에 대한 정치권 반발이 확산되자, 검찰은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내심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전 BBK 대표 김경준(41ㆍ구속기소)씨가 검찰의 회유ㆍ협박을 받았다는 필담 메모가 공개되자 자칫 검찰 수사결과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까 우려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6일 '정치 검찰''상식을 뛰어넘는 발표' 등 거친 표현들을 총동원해 검찰을 성토하는 등 이틀째 장외 집회를 이어갔다. 당 소속 변호사 등 40여명은 '검찰의 김경준 회유ㆍ협박 사건 진상조사를 위한 공동 변호인단'을 구성한 데 이어, 특검 도입을 위해 다른 당과 공조를 검토하는 등 '검찰 공격 모드'를 이어갔다.

5일 김씨를 면회했던 무소속 이회창 후보 캠프측 김정술 변호사도 이날 오전 신당측 인사 4명과 함께 김씨를 다시 만나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찾는 데 주력했다. 여기에 김씨 변호인인 오재원 변호사도 "김씨가 자백했다는 검찰 발표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는 등 수사결과에 대한 반발이 이어졌다.

검찰은 정치권 반발에 대해 "예상한 일"이라며 담담하게 받아들였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사발표를 불신한다는 의견이 높게 나오자 난처해 했다.

일부 검사는 친분이 있는 기자에게 연락해 여론 동향을 살피는 등 긴장하는 모습도 감지됐다. 수사팀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있어 지금은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더라도 믿지 못할 것 아니냐"며 답답해 했다.

검찰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수사결과와 메모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이날 김씨를 소환해 메모가 작성된 경위와 공개 의도 등을 추궁했다. 메모가 구치소에서 작성된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작성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진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수사기간 내내 언론 접촉을 피했던 검찰은 5일부터는 제기된 의혹을 적극 반박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기자들에게 궁금한 사항은 무엇이든 물어보라며 수사과정에 어떤 '꼼수'도 없음을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김씨를 구속한 후 20일 이라는 짧은 수사기간 동안 200명이 넘는 참고인을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에 10명 이상씩 조사한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 전원이 하루도 쉬지 않고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했다고 이해해 달라"고 전했다. 20일 내내 검사들과 얼굴을 맞댄 김씨는 수사 막바지엔 일부 검사들과 허물없이 지내기도 했다.

김씨는 수사검사 중 유일하게 미국 생활을 해 본 김후곤 검사를 보면 종종 '브라더'라고 부르기도 했고, 김기동 부부장 검사와는 '호형호제' 하며 친근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수사팀은 그러나 김씨가 작성한 메모가 공개되자 김씨에게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