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초 일본을 방문하겠다고 밝혀 중일 관계에 화해 무드가 짙어지고 있다.
후 주석은 3일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일본 외무성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런 뜻을 밝혔다고 일본 외무성 관계자가 전했다.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을 방문하는 것은 1998년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후 처음이다.
후 주석의 방일 시기는 내년 초로 7월 홋카이도(北海島)에서 진행될 8개국(G8) 정상회의 이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도 후 주석 방일 전에 베이징(北京)을 찾을 예정이다.
후 주석은 이날 “중일 관계는 현재 긍정적으로 진전되고 있으며 우리는 이 기회를 관계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양국 관계의 든든한 초석을 쌓고 지역 안팎의 주요 현안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고이즈미 준이치로(素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 재임시 냉각됐던 중일 관계가 지난해 10월 아베 신조(安培晋三) 전 총리의 방중으로 화해 무드쪽으로 급물살을 타는 배경에는 양국이 이해관계가 작용하고 있다.
일본으로서는 중국과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지 않고서는 동아시아에서는 물론 세계에서 지도적 역할을 수행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절감하고 있다. 중국 역시 일본의 자본과 기술을 흡수해야 하는 상황인데다 미일 군사동맹의 심화, 가까워지고 있는 일-대만 관계 등을 적절히 제어하기 위해서도 대일 관계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중일 관계의 심화를 위해서는 우선 양측이 논쟁중인 동 중국해 해저 자원 개발 문제를 공동 개발 방식으로 확정하는 문제가 급선무다. 영유권 등이 겹쳐있는 이 문제에서 타협의 실마리를 찾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중국 언론들의 분석이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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