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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마르크시즘은 거짓 희망만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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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마르크시즘은 거짓 희망만 줬다"

입력
2007.12.04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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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시즘은 신앙을 부정하는 진보사상이며 기독교 신앙이야말로 인간에 대한 진정한 희망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희망’을 주제로 한 회칙에서 마르크시즘을 정면 비판했다. 교황은 마르크시즘은 역사적으로 인간에게 거짓된 희망을 주었다고 지적하며 기독교 신앙을 통해 희망을 찾을 것을 역설했다고 타임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73페이지에 달하는 회칙에서 교황은 “붕괴한 지 20년 가까이 지난 마르크시즘이 바티칸에 침투해 있을 뿐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성도덕 붕괴와 전통적 가족 해체의 근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황은 유물론을 마르크시즘의 진정한 결함으로 꼽았다. 인간은 단순한 경제적 조건의 산물이 아니기 때문에 경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한다고 해서 인간이 구원 받을 수 없다는 것.

따라서 교황은 “윤리와 신앙의 성장이 수반되지 않은 물질적인 진보는 오히려 인간에 대한 위협일 뿐”이라며 이성, 과학, 자유 등의 무분별한 성장을 경고했다. 진정한 진보를 위해 기독교 신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교황은 마르크시즘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으나 한편으로는 마르크스를 정확한 언어와 뛰어난 분석력을 가진 위대한 철학자로 치켜 세웠다. 교황이 종교에 대한 ‘공공의 적’으로 통하는 마르크스를 칭찬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이는 기독교 신앙이 마르크시즘의 우위에 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재작년 4월 즉위한 베네딕토 16세의 회칙 발표는 지난해 1월 ‘사랑’을 주제로 발표한 것에 이은 두 번째다. 회칙은 교황이 전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가르침을 전하는 편지 형태의 문서로 교황의 재임기간 중 교황청의 정책 방향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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