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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후퇴 부르는 대선 코앞의 합종연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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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후퇴 부르는 대선 코앞의 합종연횡

입력
2007.12.04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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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보름도 남지 않은 시기에 정치권의 때늦은 짝짓기가 한창이다.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한나라당에 들어갔고,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무소속 이회창 후보 지지를 밝히며 대선 경쟁에서 스스로 물러섰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유세 일정을 중단,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의 단일화 검토가 본격화했다는 관측을 낳았다.

이번 대선의 '1강 2중' 후보가 예외 없이 '흡수합병'을 통한 세력확장에 나선 모습은 검찰의 BBK사건 수사가 사실상 매듭지어져, 그 동안의 'BBK 정국'이 막을 내리고 대선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현재의 우세를 굳히자는 측이나 어떻게든 판세를 흔들어 추격의 계기를 마련하자는 측이나 연대와 제휴, 후보 단일화를 마지막 득표 수단으로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대선을 앞둔 마당에 스스로 입밖에 내기 쑥스럽겠지만 대선보다는 내년 4월의 총선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의 일환일 수도 있다.

그러나 주요 후보들이 생각하는 이런 정치적 이득에 비해 대선 코앞의 짝짓기는 모양새도 어색할 뿐더러 구체적 해악도 크다. 대선 후보가 아닌 정 의원이야 조금 다르지만 다른 대선 후보들의 결과적 중도하차는 민주정치의 기초상식과 어긋난다.

대선은 정당과 후보자의 이념과 정책, 자질에 대한 유권자의 품평회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진지하게 품평에 임하는 과정도 민주주의의 성숙을 위해 꼭 필요하다.

그런데 유권자들이 어느 정도 마음을 굳힌 마당에 이제 와서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면서 다른 사람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하는 것은 그 동안 떠들어온 노선과 정책이 허울뿐이었음을 자인하는 꼴이다.

더구나 껍데기를 어떻게 바꾸든 지지자들은 따라오게 마련이라는 독선과 유권자 경시 태도는 더욱 한심하다. 정치행위 가운데 가장 중시해야 할 대선을 마치 장난감처럼 다룸으로써 국민의 정치불신과 혐오를 깊게 한 과오는 더욱 크다.

이런 정치적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최소한 후보 등록 이후의 짝짓기는 막는 제도적 장치가 한결 긴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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