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 ‘대마불사(大馬不死)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희소성과 고급화를 무기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가 요즘 신규 분양 및 매매시장에선 물론, 경매시장에서조차 외면을 받으며 부동산 시장의 애물단지가 됐다.
종부세 부담과 양도세 강화라는 악재에 가격탄력성 둔화로 투자가치마저 떨어진 탓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3㎡(1평)당 최고 4,000만원이 넘는 분양가로 화제를 모은 서울 도곡동 리슈빌파크는 32가구 중 3가구만 청약했고, 방배동 리첸시아방배 주상복합아파트도 가구 당 10억원이 넘는 16개 타입 중 7개에서 청약 ‘0’를 기록했다.
고가 아파트는 매매시장에서도 중소형 아파트에 시장 주도권을 내주며 주변부로 밀려났다. 지난 1년간 서울 아파트값은 3.26% 올랐지만, 이 중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는 오히려 1.77% 떨어졌다.
고가 아파트는 법원 경매에서도 기피 대상이다. 1년 전만 해도 인기 지역 고가 아파트는 유찰이 거의 없었고, 낙찰가가 감정가보다 높게 형성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44㎡(43평ㆍ감정가 23억원), 도곡동 타워팰리스 115㎡(34.8평ㆍ감정가 13억원) 등이 2차례나 유찰됐지만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올들어 11월 말까지 고가 아파트의 낙찰률(진행물건수 대비 낙찰건수)은 32.6%로 지난해 같은 기간 49.5%에 비해 16.9%포인트나 떨어졌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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