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토요타, 국내시장 얕잡아 보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토요타, 국내시장 얕잡아 보나

입력
2007.12.03 00:19
0 0

SK네트웍스 정만원 사장은 2003년 6월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과의 첫 면담을 잊지 못한다. 치욕스런 날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렉서스 딜러였던 SK네트웍스는 한국토요타 사장으로부터 딜러십 파기 통보를 받았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서린동 24층 정 사장의 사무실을 찾은 오기소 이치로 당시 한국토요타 사장은 양팔을 낀 채 "SK네트웍스의 딜러십 계약을 해지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 사장은 "일방적인 통보냐, 아니면 협의냐"라고 물었고, 오기소 사장은 "통보다"라는 짧은 말만 남긴 채 사무실을 나가버렸다는 것.

정 사장은 한국토요타 사장의 건방진 태도에 화가 났지만 언젠가 수입차 사업을 재개해 한국시장에서 한국토요타의 오만방자함을 누르겠다고 다짐했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2007년 11월22일, SK네트웍스는 렉서스 타도를 선언하며 수입차 직수입 사업 공식화를 선언했다.

일본 제조업의 상징인 도요타는 한국 시장을 한수 아래로 보고 있다는 게 국내 자동차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국토요타는 한국에서 렉서스 차량가를 미국이나 일본보다 두 배 이상 올려 받으면서 국내 소비자들을 유린해 왔다.

한국토요타는 딜러 업체에게도 횡포를 일삼았다. 국내 대기업인 SK네트웍스에 대한 딜러권 파기가 대표적인 예다. 2003년 당시 독도 반환 문제로 촉발된 반일 감정으로 국내시장에서 정착이 힘들었던 렉서스를 1위로 올라서게 하는데 공로가 큰 SK네트웍스를 한마디 설명 없이 내팽개친 것이다. SK네트웍스는 곧바로 소송을 걸었고 3년 만인 2006년 승소해 30억원의 보상을 받았다.

도요타가 한국 시장을 깔보는 또 다른 사례로는 한국토요타 사장의 낮은 지위를 들 수 있다. 한국토요타 사장은 국내에서는 CEO지만 일본 본사에서는 차장이나 부장급에 불과하다.

전임인 오기소 사장도 본사에선 부장급이었고, 현 치기라 타이조 사장 역시 본사에선 차장급이다. 또 한국인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수시로 주요 임원과 직원들 갈아치우는 등 소모품화 하고 있다.

이는 한국시장 비중을 높게 보는 다른 수입사와 비교된다. 최근 렉서스를 제치고 수입차 시장 1위에 재등극한 BMW코리아의 경우 김효준 사장이 독일 본사에서 주요 임원급 대우를 받으며 롱런하고 있다.

도요타는 한국시장에 신차를 출시할 때도 미국이나 일본, 유럽보다 늦게 배정하는 등 철이 지난 차를 새차 인양 판매하고 있다. 올해 9월에 출시한 하이브리드카 LS600h도 미국에선 이미 2006년 출시된 차종이다. 다른 모델들도 1년에서 6개월 이상 늦게 국내에 나온다.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토요타는 '아직 한국은 경쟁 상대가 아니다'는 우월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