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BBK 대표 김경준(41ㆍ구속)씨의 누나 에리카 김(43)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관련한 추가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밝혀 검찰 수사의 막판 변수가 될 지 주목되고 있다.
에리카 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 후보가 BBK 실소유주이고, ㈜다스가 도곡동 땅 매각대금으로 BBK에 투자한 사실을 입증할 추가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에리카 김의 주장이 구체적 물증과 함께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 후보는 치명상을 입게 된다.
에리카 김이 "다스가 BBK에 투자한 돈이 어디서 흘러온 돈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갖고 있다"고 말한 점으로 볼 때 그가 공개하려는 자료는 도곡동 땅 매각대금이 ㈜다스를 거쳐 BBK에 투자된 경위를 보여주는 회계장부나 계좌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검찰이 이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소유 의혹에 대해 지난 8월 사건을 종결했다고 밝히는 등 수사에 적극적이지 않아 자금 흐름이 명확히 드러날 지는 미지수다.
에리카 김은 또 최근 공개한 한글ㆍ영문 이면계약서 내용을 뒷받침할 자료를 추가 공개할 것으로 추정된다. 4건의 계약서가 공개됐지만 서명과 도장 진위 논란에 휩싸여 누구 말이 맞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료 공개는 동생 김경준씨가 기소될 내달 5일 이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리카 김이 정확한 공개 시점을 밝히진 않았지만 검찰이 김경준씨 기소 전에 자료를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기자회견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도 27일 '에리카 김이 폭로하겠다는 자료가 나오면 내용을 검토할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하지 않나. 확인할 게 있으면 확인해야 한다"며 추가 자료에 관심을 나타냈다.
한편으론 동생의 기소 시점이 임박했는데도 김씨가 자료 공개를 서두르지 않는 점을 두고 고도의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추가 폭로를 예고한 것만으로도 이 후보측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검찰 수사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검사 전원을 특별수사팀에 합류시키고 영어에 능통한 검사 2명을 추가해 BBK 관련 영문 서류를 분석하는 등 수사팀을 대폭 확대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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