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대한항공의 승리를 직감한 관중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대한항공이 24-20으로 앞선 3세트. 세터 김영래가 토스한 순간 오른쪽엔 208㎝의 거인 보비가, 왼쪽에서는 장광균이 솟구쳤다.
LIG손해보험 블로킹 벽이 좌우로 갈라지자 강동진의 후위공격이 불을 뿜었다. 세트점수 3-0(25-20 25-21 25-20) 대한항공의 완승. 그 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김영래의 영리한 볼배급이 돋보였다.
인천 배구팬들이 모처럼 마음 편하게 목청껏 소리를 질렀다. 대한항공이 2일 인천에서 벌어진 프로배구 홈 개막전에서 LIG를 3-0으로 대파했다.
신출귀몰한 김영래의 토스를 앞세운 대한항공의 ‘대포’는 한국 최고 거포 이경수(15점)가 버틴 LIG를 초토화시켰다. 김영래를 승리의 주역으로 꼽은 대한항공 문용관 감독은 “공격과 수비가 모두 생각한대로 이뤄졌다”며 활짝 웃었다.
대한항공은 1세트 초반 장광균의 왼쪽 공격으로 6-4로 앞섰다. LIG 공격이 왼쪽으로 몰리자 이번에는 보비의 오른쪽 공격이 터졌다.
좌우 쌍포가 번갈아 가면서 터진 대한항공은 1세트를 25-20으로 따냈다. 2세트에는 무릎 부상으로 연습이 부족했던 강동진이 날아다녔다. 보비-장광균-강동진 3각 편대가 불을 뿜자 LIG 블로킹 벽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대한항공은 경기가 끝나자 서둘러 대전으로 출발했다. 4일 대전에서 벌어지는 삼성화재와의 방문경기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문용관 감독은 “내일 아침에 출발하면 피곤해서 제대로 준비하기 어렵다”면서 “시즌 초반 기선 제압을 위해서라도 꼭 삼성화재를 이겨야 한다”고 승부욕을 불살랐다. 삼성화재는 전날 천안에서 3연패를 노리는 현대캐피탈을 3-0으로 격파했다.
약체로 평가받던 여자부 KT&G도 전날 열린 경기에서 우승후보 흥국생명을 3-1로 격파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인천=이상준 기자 j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