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이 상원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휴회중 연방 공무원 임명’을 막기 위해 상원의원 1명이 22초 동안 ‘1인 회의’를 진행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민주당 짐 웹 상원의원은 추수감사절 연휴가 시작되기 이틀전인 20일 상원 본회의장에서 ‘나홀로’ 의사봉을 잡고 회의를 진행했다. 웹 의원이 혼자 의사진행을 한 시간은 불과 22초였다. 회의장에는 다른 상원의원이 한명도 없었고 의원들의 심부름을 하는 사환 조차도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민주당이 22초짜리 1인 회의를 강행한 것은 그렇게 해야 추수감사절 연휴 동안 형식적으로 ‘휴회 없이’ 회기가 이어지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의 극렬한 반대가 예상되는 연방 고위 공무원에 대해 상원의 인준 청문회와 표결을 회피하기 위해 ‘휴회중 임명’이라는 편법을 즐겨 사용해 왔다. 부시 대통령은 지금까지 모두 165명을 휴회중에 임명했으며 이는 미 역사상 4번째로 많은 수치다.
강경 보수파로 민주당의 눈엣가시 였던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 대사가 휴회중 임명의 대표적 사례다. 휴회중에 임명된 고위 공무원들은 미 상원의 새로운 전체 회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청문회 없이 자리를 유지할 수 있으며 만약 이번에 ‘휴회중 임명’이 시도됐다면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상원은 인준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부시 대통령이 ‘형식적 회기’를 자초했다”고 말했고 백악관측은 “190건의 인준 청문회를 미뤄놓고 있는 민주당은 할 말이 있을 수 없다”고 맞섰다.
웹 의원이 1인 회의의 악역으로 선정된 것은 그가 워싱턴과 접해 있는 버지니아주 출신으로 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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