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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화인방적사태' 中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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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화인방적사태' 中의 메시지

입력
2007.12.0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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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上海)에 진출한 한국기업 화인방적의 한국인 임직원 7명이 중국 근로자들의 저지로 공장에서 나오지 못하는 사태가 6일째 이어지고 있다. 28일 변호사와 회계사 등이 화인방적으로 들어가 협상에 돌입했기 때문에 조만간 원만한 타결이 예상된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주중 한국 기업인들은 이 사건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본다.

한중 수교 직후 진출한 화인방적은 10여년간 우량 기업으로 성장하다 경영 악화로 회사를 정리하려는 순간 이번 사태를 맞았다. 그간 소형 기업의 도산은 빈번했지만 화인방적처럼 종업원 1,800명 규모의 중견기업이 문을 닫는 경우는 드물었다.

사실 한국 기업의 고전은 지난해 말 칭다오(靑島)의 몇몇 한국 기업인들이 임금과 금융기관 대출금을 떼먹고 야반도주 했을 때부터 표면으로 떠올랐다. 중국 사회에서 “한국 기업주가 차를 처분하면 조심하라”는 말이 돌 정도였다. 중국 내 노동집약적 업종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져 이제는 한계상황으로 내몰린 것이다.

하지만 주중 상공인들은 근로자 사회보험 의무가입과 기업의 해고를 제한하는 중국 신노동법이 내년부터 시행되면 한국 중소기업의 퇴출 도미노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있다.

베이징 KOTRA 관계자는“한국 기업 중 종업원 사회보험에 가입하는 기업이 절반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 노동법이 시행되면 암울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말한다. 중국의 싼 인건비만을 바라보고 진출한 한국 기업이 대거 정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 같으면 외국인 투자유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서둘러 중재에 나섰을 중국 정부는 오불관언이다. 외국기업이 줄을 서있기 때문이다. 한 기업인은 “화인방적 사태는 노동시장이 경직되고 경쟁이 치열한 중국에서 생존할 기술과 자본을 갖춘 기업만 들어오라는 메시지”라고 전했다. 중국이 많이 변한 것이다.

이영섭 베이징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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