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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대 수시 논술로 보는 정시 출제 경항/ 통합교과형 논술이 대세…외워 가선 안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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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대 수시 논술로 보는 정시 출제 경항/ 통합교과형 논술이 대세…외워 가선 안 통한다

입력
2007.12.0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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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대입 수시2학기 논술고사를 실시한 연세대와 고려대의 시험 출제 경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요 대학들이 2008학년도 대입부터 각 교과 과정을 서로 연계해 묻는 ‘통합교과형 논술’을 도입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두 대학의 논술에서도 이런 흐름은 가감없이 드러났다.

주요 대학들은 정시모집에서도 수시 논술의 출제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수시 문제 분석은 향후 대입 논술 경향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강신창 유웨이중앙교육 논술실장은 “수시 논술고사 대부분이 과목간 연계 지식을 토대로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묻는 통합교과적 성격이 강했다”며 “수험생들은 암기 위주의 패턴 학습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지원 희망대학의 기출 문제뿐 아니라 다른 대학의 문제들도 꼼꼼히 살펴 정시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연세대, 질문 형식·성격 생소해 난이도 높아

원리에 대한 이해·응용력 측정 의도

<인문계열>

내용은 평이했지만 난이도는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요구사항을 묻는 발문의 형식이나 성격이 모의논술과 달라져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었다. 제시문의 이해를 뛰어 넘어 분석적 활용 능력에 평가의 초점을 맞췄다.

2차 모의논술에서 ‘진화’와 관련된 도표를 통해 과학 교과와의 통합을 시도했던 것과 달리 수시논술에서는 수학Ⅰ 과정에서 다루고 있는 대푯값(평균값, 중앙값, 최빈값)의 개념과 동양 사상인 <중용(中庸)> 을 연계해 분석하는 문제를 출제했다.

교과서에서 제시문을 직접 발췌하지는 않았지만(자사의 <중용> ,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 개념 자체는 고교 과정에서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내용이다. 다만 윤리ㆍ철학적인 측면에서 개인의 덕목을 묻는 (가)제시문은 개념의 연계 분석이어서 요약된 자료를 학습하고 암기하는 데 익숙해진 수험들에게는 상당히 어려웠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중용은 개인적 차원에 치우치지 않고 기울어지지 않는 도리를 말한다. 이 때 중용에 대해 언급한 (가)제시문은 (라)제시문의 그림에 나타나는 ‘무게 중심’과 같은 의미로 해석될 수 있고, 무게 중심은 곧 평균값을 뜻한다. 이런 식으로 파악된 제시문을 수리적 개념에 대입한 후 이를 바탕으로 논제의 요구대로 차이점을 밝혀 나가야 논리적인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

<자연계열>

출제 방향 및 문항 구성이 모의 논술과 유사했다. 논제는 주로 ‘설명, 특정 값 구하기, 증명, 추론’등이 제시됐는데 문제 당 2~4개의 딸린 문제를 출제해 폭넓은 해결 능력을 요구한 점이 특징이다.

1번 문제는 수리 문항으로 수학Ⅰ, Ⅱ의 수열 및 적분 이론을 활용한 문제였다. 특정 등식이 성립하는데 필요한 조건과 이유를 묻는 한편, 적분의 개념과 넓이와의 상호 관계를 수리적으로 분석할 것을 요구했다. 물리-지구과학 통합교과형인 2번 문제는 답안으로 2개의 위성 단면도 그림을 활용하도록 한 점이 이채롭다.

3번 문제는 제시문의 핵심을 얼마나 정확히 파악했느냐가 중요하다.‘질소 분자 결합 구조’에 대한 분석력이 없는 수험생이라면 ▦생물체 내의 화학 반응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 ▦가축분뇨 처리 등 구조 변화가 미치는 영향을 다양한 관점에서 이끌어내기란 불가능하다.

이처럼 수리 영역이 교과 내 단원 간 통합에 중점을 둔데 비해, 과학 영역은 물리-지구과학, 생물-화학 등 과목 간 통합을 반영한 문제가 주를 이뤘다. 난해한 개념이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과정 중심의 문제들이 나와 교과 원리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과 응용력을 측정하려 했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고려대, 모의논술과 비슷해 상대적으로 쉬워

지문을 정확히 이해해야 고득점가능

<인문계열>

4월 실시한 모의논술의 출제방침을 그대로 유지했다. 통계 자료에 수리적 사고를 가미한 정도가 특이할 만하다. 다소 익숙하지 않은 ‘감정 노동’이 주제로 나왔지만 제시문의 수준이나 내용이 어렵지 않아 수험생들이 까다롭게 느끼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논제를 지시하는 문제의 형식이 모의논술과 유사해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고려대 수시논술은 독해력과 분석력이 고득점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독창적인 견해보다는 주어진 제시문을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했느냐가 중요하다. 요약, 논지 파악, 통계표의 해석, 논리적인 연관성이 모두 제시문에 대한 충실한 분석을 기초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통계수치의 의미를 간파한 학생이라면 제시문(4)의 표를 보고 단순히 3차산업 종사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수치의 변화가 갖는 맥락을 좀더 면밀히 검토했을 것이다. 감정 노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보건ㆍ사회복지 사업 종사자 수의 증가 속도, 증가 속도의 연도별 차이 등 많은 쟁점들이 통계표에 담겨 있다. 이를 한국사회의 변화란 큰 틀에서 개인의 정체성, 진정성과 관련지어 글을 풀어 나갔다면 좋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다.

<자연계열>

교과 과정과의 친밀도가 높고, 그림과 수식 등을 다양하게 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 논제의 형태는 ‘설명, 예측, 서술’ 등으로 비교적 단순했으며, 제시문 역시 교과 과정에서 다룬 개념과 이론을 소개하거나 특정 상황, 모의실험을 제시하는 형태로 출제됐다. 단, 대부분 문제가 교과간 통합에 초점을 둬 유기적 사고능력이 있어야 해결이 가능했다.

확률에 관한 이해력을 측정한 1번 문제는 수학 이론을 적용해 교과 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수험생이라면 쉽게 풀 수 있었을 것이다. 통합교과형 논술의 전형을 보여준 문제가 2번이다. 물리Ⅰ에 나오는 저항의 연결을 소재로 수학Ⅰ의 수열과 극한의 개념을 활용할 것을 요구했는데, 교과 내용 자체는 평이했으나 수학과 과학의 원리를 통합하는 사고력이 문제 해결의 열쇠였다.

물리 화학 생물 등 과학 과목을 2,3가지 이상 결합해 출제한 3~5번 문제는 과학의 주요 원리를 활용했다. 3,4번처럼 ‘물리Ⅰ(파동과 입자-파동의 굴절)’, ‘물리Ⅱ(운동과 에너지-기체 분자의 운동과 압력)’에 관한 이론을 제시하고 일상 현상을 분석하거나 모의실험의 특정 값을 예측하라는 문제는 이미 익숙한 유형이다.

모의논술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과학 교과와 연관지어 출제한 것과 비교하면, 계열 위주의 통합에 좀더 무게를 둔 형태였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도움말 유웨이중앙교육 논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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