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배터리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로 30대 남자가 숨졌다. 중국, 베트남 등에서 휴대폰 배터리 폭발 사망 사고 사례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28일 오전 7시30분께 충북 청원군 부용면 문곡리 W산업 채석장에서 굴삭기 기사 서모(33)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동료 권모(58)씨가 발견했다.
권씨는 “발파 작업을 하러 석산에 오르던 중 먼저 올라간 서씨가 굴삭기 옆에 엎어진 채 쓰러져 있어 119구급대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채석장 내 발파 작업은 없었다.
서씨는 발견 당시 왼쪽 가슴과 배 중간 부위에 붉은 멍이 들어 있었으며, 점퍼 안 주머니에 들어 있던 검은색 휴대폰이 불에 탄 채 심하게 파손돼 있었다. 시신을 검안한 충북대병원 김 훈(36)교수는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심장과 폐 등이 손상됐고, 척추 골절도 일부 관찰됐다“며 “상처는 폭발에 의한 열화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휴대폰 배터리 부분이 녹아 있고 휴대폰이 들어 있던 점퍼 안주머니 부위가 갈갈이 찢어진 점으로 미뤄 휴대폰 배터리가 폭발한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서씨의 휴대폰은 L사가 4월에 출시한 슬라이드폰으로, 경찰은 필요할 경우 제조사 관계자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휴대폰 배터리 폭발 사고로 사람이 다치는 사고는 간간이 일어났다. 7월 중국에서 외국업체 A사의 휴대폰을 사용하던 사람이 배터리 폭발사고로 사망했다. 당시 사망자는 정품 배터리가 아닌 불법 제조된 가짜 배터리를 사용했다. 국내에서도 4월 국내업체 B사 휴대폰의 배터리에서 불이 나 사용자가 화상을 입었고, 2004년에는 같은 B사 휴대폰이 베트남에서 배터리가 폭발하기도 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배터리에 과전류가 흐르거나 강한 충격으로 내부 충전재에 지나친 압력이 가해지면 폭발과 불이 난다. 과전류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과충전. 대개 휴대폰은 배터리가 완전 충전되면 보호회로가 작동, 과전류가 흐르지 못하도록 차단한다. 그러나 휴대폰을 충전하면서 통화할 경우 보호회로가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또 못 등 뾰족한 물체로 배터리에 강한 충격을 가하면 불꽃이 튀면서 불이 날 수 있다. 특히 한여름에 밀폐된 자동차 내부처럼 순간 온도가 급상승할 경우 배터리 화재가 날 수 있다.
청주=한덕동 기자 ddhan@hk.co.kr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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