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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로 변심한 고객을 모셔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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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로 변심한 고객을 모셔오라"

입력
2007.12.03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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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지난달 8일부터 1년 가입하면 연 5.7% 금리를 주는 '큰사랑 큰기쁨 고객사은 특판예금'을 판매, 26일 1조5,000억원 한도를 모두 채웠다.

신한은행은 일정 기간, 일정 액수 한도로 고금리를 적용하는 '특판'을 끝내자마자 바로 '지점장 전결 금리 상향조정'이라는 카드를 빼 들었다.

특판 행사 마감 다음 날인 27일부터 '파워맞춤정기예금' 금리를 지점장 재량에 따라 0.3~0.4%포인트 올려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로써 연 5.5%였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5.8%로 올랐다. 특판 행사 때보다 오히려 0.1%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사실상 금리를 소폭 인상한 셈이다.

기업들의 여유 자금이 풍부해지는 연말을 틈타 은행들이 정기 예금금리를 대폭 올리고 있다. 증권사 펀드 등으로 자금이 빠져나가 돈줄이 바싹 말라가고 있는 은행들이 증시가 급ㆍ등락을 반복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동종 업계는 물론 타 금융권 상품과 자금 확보 전쟁에 나선 것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 동안 특판 행사를 하지 않던 국민은행은 21일부터 '국민슈퍼정기예금'에 대해 지점장 전결금리를 0.3%포인트 인상하고, 본부 승인을 거쳐 0.2%포인트 더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적용 가능한 최고 금리는 연 6.2%가 됐다. 국민슈퍼정기예금은 국민은행 정기예금 잔액(56조7,000억원) 중 70%(40조원) 가량 되는 대표 예금 상품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그 동안 특판 행사를 하지 않아 다른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수준에 못 미쳤다"며 "이번에 경쟁사 금리 수준과 비슷하게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CD플러스 정기예금'에 대해 최고 연 6.1% 금리를 주는 특판 행사를 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이플러스 공동구매 정기예금'에 연 6%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고, 현재 5.5% 수준인 '고단위플러스 정기예금'의 경우 이번 주 내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저축은행들도 앞 다퉈 고금리 예금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HK저축은행은 22일부터 최고 연 7.1%의 정기예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금융권 최고 수준이다. 삼성저축은행도 23일부터 300억원 한도로 연 6.95%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특판 행사를 시작했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저축은행들은 이미 상당한 성과를 얻고 있다. HK저축은행의 연 7.1% 정기예금 상품은 출시 직후 이틀 동안 250억원이 팔려나갔고 26일에도 100억원 이상 판매됐다.

삼성저축은행 역시 출시 첫날에만 120억원을 팔았다. HK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고 연 6.8% 수준이었을 때 많아야 하루 20억원 가량 정기예금에 가입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증시 불안 탓에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고객들이 펀드 자금을 빼내 정기예금 등으로 갈아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규 하나은행 경복궁센터 PB팀장은 "고객들은 최근 주가 하락을 정기예금 등 안전자산으로의 복귀 신호가 아니라, 오히려 펀드 가입의 기회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며 "펀드에는 비과세 상품이 많고 차익에 세금도 붙지 않기 때문에 펀드로의 자금 이동이라는 대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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