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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빛 노래진 브라운 英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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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빛 노래진 브라운 英 총리

입력
2007.12.0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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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5개월을 넘긴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잇따른 경제 사고로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취임 이전 10년간 재무장관을 역임한 ‘경제통’ 브라운 총리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다. 브라운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의 지지율은 이달 들어 보수당에 13%차로 뒤진 상태로, 이는 1988년 마가렛 대처 총리 이후 양당 간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데이비드 캐머론 보수당 당수가 ‘총리 수행능력’을 거론한 데 이어 빈스 케이블 자유민주당 당수도 “브라운 총리가 스탈린에서 미스터 빈(코미디언)으로 전락했다”며 비꼬았다.

브라운 총리가 정가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게 된 것은 모기지업체 노던 록 파산 위기와 2,500만명의 신상 및 금융정보 유출 사건에 이어 불거진 노동당의 정치자금 스캔들 때문이다.

지난 주 부동산 개발업자 데이비드 에이브럼햄이 2003년부터 4년간 타인 명의로 노동당에 거액의 정치자금을 기부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브라운 총리는 업무수행 능력 외에도 정직성, 신뢰성 등이 도마에 올랐다. 영국 선거법상 5,000파운드 이상의 기부금 대해서는 기부자의 신원을 상세하게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노동당은 에이브럼햄이 타인 명의로 기부한 사실을 알면서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것. 이로 인해 피터 와트 노동당 사무총장이 사임했고 브라운 총리도 27일 “합법적인 기부가 아니기 때문에 돈을 반환하고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다.

노동당 측은 연 이은 악재의 원인을 총리가 등용한 30~40대 젊은 참모진의 능력에 대한 검증 부족에서 찾고 있다. 노동당 원로들은 브라운 총리의 주요 참모인 재키 스미스(내무장관), 에드 밀리반드(내각차관), 더글라스 알렉산더(개발장관) 등을 ‘틴에이저’라면서 불평하고 있다.

게다가 브라운 총리가 노동당 지지율이 보수당을 앞섰던 9월만 해도 조기 총선을 언급했으나 지지율이 역전되자 말을 뒤집은 것도 전략 실패였다는 지적이다.

취임 초기 경제 문제로 발목을 잡히자 브라운 총리는 존 메이저 전 총리와 비교되고 있다. 메이저 전 총리는 취임 초기 유럽 화폐통합에 우유부단하게 대응, 파운드가 유럽 통화체제로부터 탈퇴하도록 만들었다는 비판을 들었다. 뿐만 아니라 전임 총리인 대처와 블레어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도 두 사람의 공통점으로 지적된다.

브라운 총리의 외교력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브라운 총리는 최근 활발한 외교행보를 거듭하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는 달리 국제무대에서 영국의 영향력을 감소시키고있다는 비판까지 받고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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