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음주관리 경영이 모든 직장인들로부터 환영 받는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술까지 회사 눈치 봐 가며 마셔야 하느냐”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
다음 날 근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많이 마시는 것은 좋지 않지만, 힘든 직장 생활을 버틸 수 있게 해 주는 퇴근 후 동료들과의 소주 한 잔의 기쁨을 앗아갔다는 이유에서다.
음주관리 경영을 하는 한 기업의 직원은 “사내에서 절주 캠페인이 시작된 뒤로는 동료들과 함께 술을 마셔도 회사에 죄를 짓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고 귀띔했다.
직원들의 반감 말고도 음주관리 경영이 정착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음주관리 프로그램이 대부분 술의 폐해를 알리는 정도의 단순 지식 전달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이마저도 단발성 이벤트가 대부분이어서 지속적인 음주관리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오래 전부터 근로자지원프로그램(EAPㆍEmployee Assistance Programs) 차원에서 음주관리 경영을 하고 있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 기업들과 대조적이다.
이들 기업들은 철저하고 구체적인 음주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취중 근무자에 대한 알코올 테스트’, ‘근무 중 음주자에 대한 해고ㆍ경고 조치’ 등을 사규에 못박아 직원들의 음주습관을 조절한다.
한국주류연구원 조성기 박사는 “최근 무(無) 알코올 회식이 늘어나는 등 ‘부어라 마셔라’ 식의 과격했던 직장인 음주문화가 바뀌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며 “음주관리가 지속적 효과를 내려면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앞장서서 음주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일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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