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2000년 미 대선에서 선거결과를 놓고 진행된 36일간의 법정 다툼 끝에 결국 고배를 마시게 했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을 26일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백악관측은 부시 대통령과 고어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도서관 헌정식,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장례식에서도 만났지만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사적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대선이후 7년 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초청은 고어 전 부통령이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에 기여한 공로로 올해 노벨 평화상을 받은 데 따른 것이었으나 다른 때와는 달리 사진촬영에 그치지 않고 30여분간 ‘밀담’을 나눠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대선 이후에도 고어 전 부통령이 부시 대통령의 대 이라크 정책 등을 강하게 비판해온 데 맞서 백악관측이 “고어는 위선자”라고 공격하는 등 순탄치 않은 모습을 보였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두 사람의 백악관 면담은 임기를 1년 남겨둔 부시 대통령이 화해의 손짓을 보인 것이라는 시각도 나왔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고어 전 부통령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이례적인 배려에 민주당 대선주자 경쟁 등과 관련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고
어 전 부통령도 백악관을 나서면서 “지구온난화에 대해 얘기했으며 만남은 우호적이었고 실질적인 것이었다”면서 “개인적 대화여서 더 이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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