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소비자의 모습은 지난 10년간 어떻게 변했을까?
광고기획사 제일기획은 전국의 13~59세 3,600명을 대상으로 가치관과 관심사, 생활상과 미디어와 소비 등을 조사한 ‘전국소비자 조사보고서’를 25일 발표했다. 제일기획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과 한일월드컵을 지난 2003년에도 같은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사회적 관심사는 물가와 범죄ㆍ사건사고 등 개발도상국형에서 교육 투자 사회복지제도 등 선진국형으로 옮겨가고 있다.
80~90년대 항상 신문1면 머릿기사를 장식했던 국내 정치에 대한 관심도는 1998년 28.7%에서 올해 13.8%로 반토막 났다.
경제살리기ㆍ불황타개(36.6%→17.8%), 범죄ㆍ사건ㆍ비행(27.6%→20.7%), 물가인상(34.4%→26.8%) 등에 관한 관심도 모두 줄었다.
반면 주식 증권 등 자산증식에 대한 관심도는 4.0%에서 9.3%로 늘었고, 사회복지제도(5.9%→12.1%), 부동산ㆍ주택ㆍ토지(18.2%→32.5%), 교육(25.2%→43.3%) 등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했다.
직업관의 경우 평생직장(회사)에 대한 기대는 사라지고, 그 빈자리를 개인(가정)과 직장동료와의 인간관계가 차지했다.
‘현재 직장이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이는 1998년 24.8%에서 2007년 현재 9.3%로 크게 줄었다. 대신 ‘직장생활보다 개인(가정)생활이 더 중요하다’(11.6%→16.0%), ‘직장동료와 회사 밖에서도 자주 어울리는 편이다’(13.9%→16.1)라는 답이 늘었다.
소비생활은 ‘브랜드’와 ‘체면’ 대신 ‘합리’와 ‘소신’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건강을 위해 유기농ㆍ친환경 식품에 의존한다는 비율은 2003년 29.4%에서 올해 22.7%로 줄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먹는 것에만 의존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것.
또 ‘주위 사람이 무슨 옷을 입는지 눈 여겨 본다’거나 ‘유명브랜드의 옷을 입어야 자신감이 생긴다’는 답은 각각 2003년 43.6%, 27.9%에서 올해 38.2%, 24.3%로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성형수술을 하는 것도 괜찮다’는 답변이 1998년 20.8%에서 올해 36.6%로 증가해 남의 시선보다는 자기 소신을 우선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와 함께 인터넷 이용은 더욱 빈번해지고, 쇼핑은 즐길 거리로 인식되는 경향이 커졌다. 1998년과 올해를 비교하면 ‘세상에 대한 정보를 주로 TV를 통해 얻는다’(59.6%→40.5%)는 답은 감소한 반면, ‘각종 상품이나 서비스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자주 접한다’(7.3%→42.1%)는 답은 크게 늘었다.
또 ‘쇼핑하는 것이 즐겁다’(43.2%→51.3%), ‘주로 카드를 쓴다’(17.1%→38.0%)라는 답변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제일기획은 또한 세대별 성향을 ‘SWITCH’로 설명했다.
즉, ▦13~18세는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S(Speak-up) ▦19~24세는 능동적인 삶을 추구하는 W(Why not) ▦25~29세는 자신의 미래을 위해 투자하는 I(Invest) ▦30~39세는 책임과 임무로부터 자유롭고 싶어하는 T(Task-free) ▦40~49세는 사회적 책임감이 강한 C(Commitment) ▦50~59세는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H(Handy) 세대로 각각 명명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가치관, 직업관, 건강, 교육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자신의 가치를 추구하되 타인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변해가고(SWITCHing) 있다”고 말했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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