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은 '신도 들어가고 싶은 직장'으로 불린다. 그만큼 고용 안정성과 임금 수준이 높은 편이다.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평균 경쟁률은 76대 1로, 대기업 평균(42대 1)을 훌쩍 앞섰다. 그런데 인기 상한가를 달리는 공기업 직원들이 막상 입사 후 7~9년이 되면 이직을 심각하게 고민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6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한국행정학회가 공기업 및 공공기관 직원 2,755명을 조사한 결과, 입사 7~9년 사원의 회사에 대한 불만이 가장 높았다.
조직 애착에 대한 질문에서 7~9년 된 사원 중 '매우 그렇다'는 응답은 10.4%에 불과, 1~3년(13.4%), 4~6년(12.1%), 10~15년(14.7%), 15년 이상(22.1%)보다 낮았다. 목표 달성이나 성과관리 등에 대한 관심도 가장 낮게 나왔다.
조사를 실시했던 최흥석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일반기업에선 통상 입사 7~9년 된 사원이 가장 의욕적이고 생산성이 높은데 반해, 업무에 도전성이 떨어지는 공기업의 경우 7~9년 된 직원들이 특별한 변화가 없는 직장생활에 대한 회의나 실망감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설명했다. 한 공기업 사원도 "입사 7~9년 때 다른 직장을 찾아보는 직원의 비율이 가장 높다"고 털어놓았다.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대표는 "공공영역에도 빠르게 경쟁이 도입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 공기업이 누리는 고용 안정성이 오래 유지되지는 못할 것"이라며 "우수 인재들이 적성을 무시한 채 고용 안정성만 보고 공기업에 지원하는 것은 개인이나 사회 전체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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